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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골프장체인 황제 꿈꾸는 정영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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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대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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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11.02



적자 골프클럽 인수해 4년 만에 흑자…"골프장 재생 대표모델 만들 것"
 


정영진 일본 아소야마나미리조트 호텔&골프클럽 회장
[촬영 강성철]

(창원=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일본은 버블경제 몰락 후 전체 골프장의 30% 이상이 부도 등으로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지금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곳도 많죠. 제게는 이 위기가 기회로 보입니다."

일본 규슈지방 구마모토현의 아소야마나미리조트 호텔&골프클럽을 이끄는 정영진(58) 회장은 31일 경남 창원시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골프장 재생의 대표 주자가 돼 일본 최대 골프장 체인을 갖는 게 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에는 2천400여개의 골프장이 있다. 이 중에 100개 이상을 소유한 기업도 여럿 되는데 달랑 1개 소유한 기업가의 포부라는 게 허풍으로 보일법하지만 그는 "성공할 근거도 자신도 있다"고 당당히 말한다.

만성 적자로 도산 위기에 몰린 현재의 골프장을 인수해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회사는 올해 75억 원의 매출을 예상한다. 일본 골프장 평균 매출이 40억원 대인 것에 비교하면 2배 가까운 실적이다.

 
 


정 회장은 1989년 한국여행사의 도쿄 주재원으로 일본에 첫발을 디뎠다. 16년간 회사에서 전담해 온 일은 일본인 관광객을 모집해 한국으로 보내는 일이었다.

연간 13만 명을 모집하며 능력을 인정받던 그가 퇴사하고 2004년 창업에 나선 건 사업 방향을 바꿔야 할 때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일본 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한국 경제는 계속 상승하고 있어 이제는 거꾸로 한국 관광객을 일본으로 유치하는 일에 나서야 할 때라고 봤던 것이다.

홋카이도에 여행·무역업을 병행하는 회사를 차렸지만 대한항공 직항편 개설이 늦어지면서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다음 해 아오모리현으로 회사를 옮겨 본격적으로 한국 관광객 유치 사업을 벌였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현지에 한국식당을 열었다. 지역대학 한국어 강사와 여행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문화 특강 활동 등도 꾸준히 전개했다.

골프장과의 인연은 우연히 찾아왔다. 한국문화 전도사를 자처할 정도로 활동한 덕분에 주변에 자신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2007년 후쿠시마현의 애로우레이크 골프클럽에서 한국 관광객을 유치하고 싶다며 그를 찾아왔다.

정 회장은 "관광객 모집이야말로 가장 자신 있는 분야라서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골프 특성상 소득수준이 높은 계층이 즐기므로 회원제를 활용한 고품격 투어 서비스를 선보이면 한국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확신해 망설임 없이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회상했다.

후쿠시마현으로 회사를 옮긴 그는 골프 관광객 유치에 집중했다. 기존에 연간 내방객이 1만5천여 명 수준으로 적자에 허덕이던 골프장은 한국 고객 3만5천여 명을 추가하게 돼 현에서 매출 5위 안에 드는 우수 골프장으로 바뀌었다.

승승장구하던 그였지만 2011년 동일본대지진은 모든 것을 잃게 했다. 애로우레이크 골프클럽은 후쿠시마 원전폭발 사고 현장으로부터 불과 80㎞ 떨어져 있었기에 그날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어졌고 그와 가족 역시 방사능 피해 등이 우려돼 한국으로 서둘러 돌아와야 했다.

첫 직장이던 여행사에 임원으로 재입사를 해 다니던 중 일본인 지인으로부터 매물로 나온 규슈 지방의 골프장을 살 만한 한국인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현지 답사로 방문한 곳이 지금의 골프장이었다.

살펴보니 당시 연간 적자만 10억원이 발생할 정도로 이용객이 적었고 선뜻 인수에 나서는 이도 없었다. 반면 정 회장은 편백 숲에 자리한 데다 온천욕이 가능하고 천연환경을 그대로 활용한 골프장이라 매력을 느꼈고 해볼 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소유주를 찾아가 한국인 관광객 유치로 골프장을 흑자전환 할 자신이 있다며 인수 의사를 밝혔다. 이전 후쿠시마현에서 영업할 때 갖고 있던 3천500여명의 한국인 고객 DB가 있었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이었다.

아무도 생각 못 한 외국인 유치라는 발상과 열정에 탄복한 소유주는 당장 은행 빚 11억원만 갚으면 양도할 테니 나머지는 벌어서 갚으라는 후한 조건을 제시했고, 정 대표는 2012년 말에 골프클럽의 소유주가 됐다.

곧바로 한국 관광객을 유치해 첫해부터 수익을 냈지만 버는 대로 시설투자와 융자를 갚아나갔고 2016년부터는 완전 흑자로 돌아섰다. 현재 아소나나미리조트 호텔&골프클럽을 찾는 한국 관광객은 연간 5만 6천여 명에 한국인 클럽회원만도 1천400여명에 이른다.

위기도 있었다.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이 지역을 강타했을 때였다.

정 회장은 "강도 7의 지진을 느꼈을 때 모든 게 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리조트에 묶고 있는 90명의 한국 관광객 안전에 우선 집중했다"며 "사고로 구마모토 공항이 폐쇄됐다는 소식에 바로 후쿠오카로 전세 비행기를 불렀고 하루 만에 모두 무사히 귀국을 시켰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를 계기로 한국 고객 사이에서 믿을 수 있는 회사라는 신뢰가 쌓였고 지진으로 3개월간 영업을 못 했음에도 그해 흑자를 기록했다.

그는 "짧은 시간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좋은 사례로 부각되고 있는데 일본 골프장 재생의 대표 모델로 만들 생각"이라며 "이 경험을 살려 앞으로 비슷한 처지의 골프장을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 관광객뿐만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 등으로 관광객을 확대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로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의 네트워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드옥타 후쿠오카지회장도 맡은 그는 지난 5월 회원 21명과 함께 무역회사 ㈜트레이드앤트레블(TNT)을 설립했다. 지회장이 대표를 맡도록 정관을 만든 이 회사에서는 지난달 한국 스크린골프 회사의 규슈지역 총판이 돼 첫 점포를 오픈했다.

정 회장은 "여기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전부 차세대 창업 육성 자금과 지회 활성화에 활용한다"고 소개했다.


wakar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11/01 10:0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