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한상넷 로고한상넷

전체검색영역
김종팔 월드옥타 마닐라지회장 "창업엔 신뢰·열정 필요"
대륙구분
아시아/대양주
국가구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8.27





(싱가포르=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창업하려면 신뢰가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창업을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다음은 열정입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덕목이죠."

필리핀에서 11개 계열사를 거느린 포스콘 그룹(FOSCON·Five Ocean Six Continetal)을 이끄는 김종팔(54) 회장에게 '창업에 가장 필요로하는 덕목이 무엇이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그는 23∼25일 싱가포르의 난양대와 힐튼호텔에서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개최한 '2018 동서남아시아 통합 창업무역스쿨'에 참가했다. 월드옥타 마닐라 지회장으로서 행사에 온 필리핀 차세대 회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김 회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열정 없는 창업은 성공할 수가 없다. 죽을 힘을 다해야 한다"며 "최고가 되겠다는 열정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해외 창업에 대한 조언도 했다. "우선 창업하려는 분야의 현지 기업에 취직할 것을 권한다. 시장조사와 문화 등을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면 가차없이 그만두고 그때부터 정밀한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저도 '창업 후 10년 내 10개의 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지금은 대부분 다 이뤘다"며 "다시 10년의 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며 교육 사업이 포함돼 있다"고 귀띔했다.

경북 문경 출신인 그는 부산해양고와 목포해양대를 졸업하면서 바다와 인연을 쌓았다. 일반 상선을 타고 대양을 누비다 1991년 일본 선박관리 회사에 근무했고 1996년 퇴직 후 귀국을 준비하다가 필리핀의 거래업체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다시 발길을 돌렸다.

2년 뒤 필리핀의 선박과 선원 관리 회사에 지분 참여 형식으로 독립했다가 2005년 지금의 포스콘을 설립했다. 그동안 신뢰를 쌓았던 필리핀인·일본인·한국인이 사업하라고 떠밀며 지원을 해줘 독립했다고 그는 소개했다.

현재 포스콘 그룹 산하에 선박과 선원 관리를 비롯해 선박 대리점, 선박 수리 및 매매 등 쉬핑 관련 회사 3개, 부동산, 교육, 금융, 보험, 여행사, 비즈니스 매니지먼트 등 8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전체 직원은 1천600여 명, 연간 매출은 8천만 달러 정도다.

"11개 계열사 사장은 1명의 한국인을 제외하고 모두 필리핀 사람입니다. 우리 회사는 현지인들이 키워가는 기업이죠. 제가 생각하기에 경영은 리드하는 것이 아니고 서포트하는 것입니다. 최고 기업으로 만들도록 직원을 지지·응원해주는 일이죠."

김 회장은 일에 대한 열정으로 몸 생각 않고 뛰다가 과로로 쓰러져 한 달간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그 당시 '어차피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한계가 있고, 혼자서 다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내려놓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신 계열사 사장이 경영을 잘할 수 있도록 든든한 후원자로 역할을 바꿨다. 메트로 마닐라 안에는 17개의 시가 있는데 필요하다면 각 시의 시장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고 시 발전을 위해 자문도 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에 도움이 될만한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나선다. 부산 해운대구와 파라냐케시의 자매결연은 그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그는 필리핀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인 청년들에게 "현재 1억1천만 명인 필리핀 인구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 물품을 들여와 필리핀에 파는 기대는 끝나가는 것 같아요. 한계 상황이죠. 한국산이 고급이라는 것은 다 알지만 형편이 어려워 한국산을 구매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요. 질보다는 가격을 본다는 뜻입니다. 필리핀 사람과 기술을 제휴해 창업한 뒤 내수 시장을 공략하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조업은 필리핀에서 여전히 매력이 있죠."

그는 이익의 사회환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비영리재단을 설립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있다.

필리핀에 '맞춤형 대학'을 세우겠다는 꿈도 그 연장선이다. 그는 법대, 의대, IT관련대 등 3개 분야만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대학을 10년 내 건립할 계획이다.

"우리 기업에 필요한 인재일 수도 있고, 필리핀 발전에 기여하는 동량일 수도 있고, 한국과 필리핀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할 청년일 수도 있겠죠."

김 회장은 필리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한인 피살 사건과 관련해서는 "필리핀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남들 앞에서 꾸짖고 나무라는 것"이라며 "존중과 배려의 정신으로 상생한다면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ghwa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8/26 09: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