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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호일 화우 대표 "개방은 로펌업계 새로운 성장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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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대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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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8.22

외국로펌 경쟁보다 협력 유지가 중요…디스커버리 등 국제업무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법률시장 개방은 국내 로펌과 외국 로펌의 협력과 경쟁을 부추겨 우리 로펌과 법조계의 윤리의식과 서비스 품질, 전문성을 높이는 발전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법률시장 개방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주장하는 로펌 대표가 있다. 바로 글로벌 대형로펌을 추구하는 법무법인 화우의 윤호일(73·사법시험 4회) 대표변호사다.



윤호일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


윤 대표는 국내 법조인의 해외 진출이 드물었던 1973년 당시 세계 최대 로펌인 베이커앤맥킨지(Baker & McKenzie)에 입사해 6년 만에 파트너로 승진하는 등 뛰어난 국제감각을 보유한 '1세대 국제중재소송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1989년 귀국해 화우의 전신(前身)인 법무법인 우방을 설립했다.


19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화우 사무실에서 윤 대표를 만나 법률시장 개방의 긍정적인 전망과 우리 로펌의 대비방안을 들었다.


윤 대표는 법률시장 개방이 우리 법조계의 선진화와 세계화를 이룰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경제와 기업 분야에선 선진화와 세계화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지만 법률 분야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며 "법률시장 개방은 법률수요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획기적으로 증대시키고, '법의 지배' 수준도 함께 상승시켜 법조계가 선진화·세계화를 이루는데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30년 간 비약적으로 발전해 온 로펌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내놓았다.


윤 대표는 우리 로펌 변호사들의 우수성이 영미로펌 변호사들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는 짧지만 국내 로펌은 전문화와 대형화를 수월하게 이뤄냈고, 우수 인재 영입과 교육에 신경쓰면서 영미 로펌 못지않은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법률시장 개방으로 그동안 국내에서 힘을 기른 화우와 같은 로펌들이 세계무대에서 대형 영미 로펌들과 당당히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우는 특히 외국 로펌과의 전략적 협력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협업으로 국제무대에서 국내 로펌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윤 대표는 "베이커앤맥킨지에서 일할 때 인연을 맺었거나 화우를 설립한 후 인연을 맺은 외국 로펌들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해외 사건(아웃바운드)이나 외국 기업의 국내 사건(인바운드)을 서로 소개해 주거나 공동으로 처리하면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업과정에서 소속 변호사들도 자연스럽게 국제적 감각을 익히게 돼 일석이조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당분간 국내 및 외국 로펌이 국내 사건 수임으로 경쟁할 일도 없어 협력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외국 로펌들은 한국 기업의 국내 사건에서 당분간 마땅한 역할을 못할 것"이라며 "외국 기업의 국내 사건도 외국 로펌을 통해 국내 로펌을 선임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므로 당분간은 경쟁보다 협력관계가 우선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 과도기에 국내 로펌이 외국 기업의 국내 사건에서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 향후 무한경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는 길이라고 봤다.


그는 "중·단기적으로 외국 기업의 국내 사건에 관해 외국 로펌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동안 국내 로펌은 외국 기업에 어필할 수 있도록 능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특히 외국 기업이 국내에서 주로 겪는 공정거래나 금융규제, 지식재산권, 조세, 노동 등의 분야에서 역량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국내기업의 해외 투자 및 분쟁 사건도 업무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대표는 영미권의 '디스커버리' 제도에도 국내 로펌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제도는 소송 개시 전에 원고가 피고에게 소송 관련 문서를 요구할 경우 관련 문서를 빠짐없이 내도록 하는 영미권의 '증거개시' 절차다.


그는 "미국 내 소송에선 국내와 달리 디스커버리 제도에 따라 엄격한 증거제출이 요구되는데, 이에 익숙하지 못한 국내 기업들이 비용과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며 "관련 문서에는 영업비밀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비밀유지가 엄격히 요청된다. 국내 로펌이 완벽히 파악하고 있어야 안전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우는 디스커버리 관련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화우 디스커버리센터'를 열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토대를 만들었다.


윤 대표는 "미국과 일본의 기업이 각각 자국에서 SK하이닉스를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소송에서 화우가 좋은 결과를 낸 것도 꾸준히 이 분야 능력을 키워온 덕분"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의 신뢰 회복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윤 대표는 "세계적인 로펌으로 발돋움하려면 사회적 역할과 사명을 제대로 인식하고 수행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화우는 '윤리적이고 민주적이며 최고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로펌'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hy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8/21 08:1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