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한상넷 로고한상넷

전체검색영역
[인터뷰] 이원조 DLA파이퍼 대표 "한국로펌과 경쟁 아닌 상생"
대륙구분
아시아/대양주
국가구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8.01

1503483

<인터뷰> 이원조 DLA파이퍼 대표 "한국로펌과 경쟁 아닌 상생"
"외국로펌 함께 아시아중재시장 교두보 마련"…브렉시트·아프리카 대응 연구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해외에서 종합병원을 한다고 한국에서도 종합병원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입니다. 외국로펌들은 특정 전문진료 과목에만 집중할 것입니다."


26개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국내 진출 외국로펌 한국사무소)의 협의체인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협회'의 수장을 맡은 이원조(62) 디엘에이파이퍼(DLA Piper) 서울사무소 대표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로펌과 한국 토종로펌의 차이를 이같이 비유했다.


29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미래에셋타워에 위치한 디엘에이파이퍼 사무실에서 이 대표를 만나 외국로펌의 한국 법률시장 개방 대책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이 대표는 외국로펌들이 국내 대형로펌들과 '규모의 경쟁'을 벌이기 위해 한국에 진출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로펌들이 다양한 법률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게 아니다. 해외로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의 해외업무 및 소송·중재를 돕고, 한국에 진출하는 외국기업에 최상의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법률시장 3단계 개방 이후부터 가능한 국내로펌과의 합작은 주로 중소형 로펌들이 파트너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한국의 대형 로펌을 합작 파트너로 염두에 두고 있는 외국로펌은 없는 것으로 안다. 기업자문이나 기업합병, 국제중재 분야 등이 외국로펌이 주로 관심을 가진 분야이고 이런 전문분야를 특화한 한국의 중소형 로펌(부티크 로펌)들이 합작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들이 기존 로펌에서 나와 이런 전문분야의 로펌을 차리는 사례가 많다고 들었다"고 부연했다.


그가 예상하는 향후 로펌업계의 구도는 결국 '경쟁'이 아닌 '상생'이다. 그는 외국로펌의 한국 법조시장 진출을 잘 활용하면 한국 법률서비스의 질적 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영화 시장을 봐도 개방으로 인해 한국 영화의 경쟁력이 오히려 살아났다. 법률시장 개방이 과연 한국 기업들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침착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법률시장의 '파이 쪼개기'가 아닌 새로운 경쟁력 수혈로 인해 '양과 질의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로스쿨 제도 도입 후 크게 늘어나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변호사들에게도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향후 중국이나 일본과 벌일 해외 법률사건 수임경쟁에서 외국로펌은 한국로펌의 든든한 우군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은 법률시장을 완전히 개방했다. 외국로펌도 송무업무를 할 수가 있다. 중국은 법률로는 외국로펌의 중국 내 업무수행을 금지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제약을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국제중재 시장의 아시아 허브 역할을 하고 싶다면 이들 나라와 경쟁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이 되기 위해서는 외국로펌이 경쟁상대가 아닌 함께 싸울 수 있는 아군이 되는 것이 좋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대표는 디엘에이파이퍼의 진짜 경쟁 상대는 함께 한국에 진출한 외국로펌들과 서울에 사무소를 두지 않고 한국 기업을 공략하는 외국로펌들이라고 말한다.


한국에 진출한 26개 외국로펌 중 21곳이 미국 국적의 로펌이다. 세계적 수준의 외국로펌들이 좁은 한국 법률시장에서 공통의사건수임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경쟁구도 속에서 디엘에이파이퍼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차별화 전략이라고 봤다.


요즘 가장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관련된 법률 이슈의 선점이다. 브렉시트 이후 새로 체결해야 할 한국-영국 자유무역협정(FTA)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는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의 관심이 매우 큰 분야다. 유럽 및 영국의 관점에서 브렉시트에 따른 법률 이슈가 무엇일지 세세하게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이 사안은 미국과 영국 두 곳에 본사를 두고 있는 디엘에이파이퍼가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분야다. 이달 중순 국내 모 기업의 전 세계 법인장을 모아두고 브렉시트 관련 특강을 한 것도 이러한 전문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프리카와 관련된 세계 최고의 법률 전문성도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갈 방침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한국수출입은행,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알제리와 이집트, 케냐 등 아프리카 주요 9개국에 대한 투자 및 진출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해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 로펌의 전문성을 적극 알렸다"고 소개했다.


그는 "디엘에이파이퍼는 전 세계 어느 로펌보다 아프리카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고, 올해 현지 사무소를 연 카사블랑카 등 여러 주요국가에 협력 로펌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엘에이파이퍼는 전 세계 30개국에 90개 이상의 현지사무소를 둔 국제적인 로펌이다. 소속 변호사 수만 4천명이 넘는 초대형 로펌이다. 작년 한해 매출만 25억 달러(한화 약 2조8천억원)를 달성하는 등 세계 '톱클래스' 로펌의 위용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1977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미시간주립대 대학원과 샌프란시스코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현지 대형 로펌에서 오래 근무했다. 1997년 귀국해 한국IBM 법률고문 및 부사장으로 일했고, 김앤장법률사무소를 거쳐 2008년 디엘에이파이퍼 동경사무소에서 활동했다. 2012년부터 서울사무소 총괄대표직을 맡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남편이다.


hy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