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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에 울려 퍼진 "얼씨구 좋다"…한국문화축제 성황
구분
기타
출처
연합뉴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7.11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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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에 울려 퍼진 "얼씨구 좋다"…한국문화축제 성황
남성 공연단만 허용…허가절차 여전히 까다로워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남사당패의 풍물이 공연장에 울려 퍼지자 관객들이 박자에 맞춘 흥겨운 박수로 화답했다.
공연장을 한바탕 휩쓴 남사당패의 꼭두쇠(우두머리)는 1천600석을 가득 메운 관객을 반으로 나눠 '얼씨구'와 '좋다'라는 추임새를 즉석에서 가르쳐 주고 이를 주고받도록 유도했다.

테헤란 관객들은 "얼씨구 좋다"를 큰소리로 외치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묘기와 같은 상모돌리기와 버나(접시돌리기)가 펼쳐지자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림과 음악, 마임을 엮은 현대적 퍼포먼스 쇼인 '히어로'는 인기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처럼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8∼9일 이틀간 한국문화축제가 열린 테헤란 밀라드타워 메인홀은 한국 공연 문화를 처음으로 직접 접한 이란인들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가족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알리(45) 씨는 "한국은 드라마 '주몽'을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알았는데 이렇게 에너지가 넘치고 창의적인 음악과 쇼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며 "한국 전통음악의 리듬이 이란하고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장을 찾은 테헤란 시민 대부분이 K-팝이나 드라마로 한국에 친근한 인상을 받은 여성이었다.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느라 흘러내리는 히잡을 연신 고쳐 쓰면서도 공연단의 말과 몸짓에 한껏 소리 지르면서 적극적으로 호응을 보냈다.

간간이 눈에 띈 남성 관객 역시 엄숙하고 진지한 표정을 풀고 어깨를 들썩거렸다.
이번 공연장의 풍경은 이란의 '평균적'인 모습을 고려해보면 다소 낯설다고도 할 수 있다.
이란은 종교의 영향으로 떠들썩한 음악이나 공연보다는 회화나 전시, 영화 같은 예술 분야가 더 발달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원초적인 감정을 외부로 발산하지 않고 절제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이번 행사가 이뤄지는 데는 난관이 적지 않았다.
애초 남사당패 놀이를 테헤란 시민이 많이 모이는 실외에서 하려고 했지만, 실내로 제한됐다.
공연단도 남성으로 한정했고 정부의 행사 승인도 개막 이틀 전에야 간신히 받을 수 있었다.
1월 제재 해제로 이란의 경제 문호는 속속 개방되고 있지만 문화 유입에 대해선 이란 정부의 경계심이 여전한 탓이다.
친구들과 함께 온 대학생 미르자(21)씨는 "테헤란에서도 한국 가수의 콘서트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아마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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