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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름밤 수놓은 아리랑 선율에 기립박수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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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행사
출처
연합뉴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7.11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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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름밤 수놓은 아리랑 선율에 기립박수 열광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랭스·콩피에뉴 축제서 네차례 커튼콜

(콩피에뉴·랭스=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아리랑' 등 한국인의 애환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선율이 프랑스의 초여름 밤을 수놓았다. 관객들은 한국 오케스트라가 펼쳐보인 낯선 동양의 노래에 감동하며 열띤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지난 7∼8일(현지시간) 랭스와 콩피에뉴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음악축제 무대에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이하 코리안심포니)의 연주회가 마에스트로 임헌정의 지휘로 펼쳐져 프랑스인의 귀를 사로잡았다.

코리안심포니는 '2015∼2016 한불 상호 교류의 해' 행사의 하나로 '랭스 음악산책 페스티벌'과 '콩피에뉴 숲속의 축제'에 초청받아 7일 파리 동북쪽 근교 콩피에뉴에 있는 '임페리얼 극장'(Theatre Imperial)과 8일 랭스의 '생레미 대성당'(Basilique Saint-Remi)에서 잇따라 공연했다.
 
클래식음악 본고장인 유럽에서 공연한 한국 오케스트라는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한 손에 꼽히고 유럽에서도 주요 음악축제에 초청받아 공연한 사례는 더욱 흔치 않다.

창단 30주년인 지난해 크로아티아와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에서 첫 유럽 투어 공연을 한 코리안심포니는 이번 프랑스 투어로 2년 연속 유럽 무대에 올랐다. 랭스 축제에는 대만 국립교향악단에 이어 아시아 오케스트라로는 두 번째로 초청받았다.

코리안심포니는 한국인의 애환을 응축한 아리랑 선율을 교향악으로 선사하는 등 동서양의 경계를 허무는 무대로 프랑스 관객의 귀를 사로잡았다.

각 지방의 아리랑을 묶어 만들어진 곡으로 올해 정부주최 신년음악회에서 초연한 '아리랑 연곡'을 비롯해 슈만의 '첼로 협주곡 A단조',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차례로 들려줬다.

콩피에뉴 축제에서 공연장을 가득 메운 700여 관객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낸 코리안심포니는 이튿날 랭스에서도 한층 깊이를 더한 연주로 만원 관중 600여 명의 기립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코리안심포니의 랭스 연주회가 펼쳐진 생레미 대성당은 1천 년 가량의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성당으로 랭스 노트르담 대성당 등과 함께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올해 랭스 음악산책 페스티벌에서 마련된 53개 공연 가운데 개·폐막 연주회 등 주요 공연 5개가 이곳에 올려지는데 코리안심포니의 공연도 포함됐다.
 
석양을 담뿍 담은 장미창을 배경으로 마련된 무대에 단원들이 오르고, 임헌정 코리안심포니 예술감독의 지휘봉이 움직이자 현악부가 연주하는 본조 아리랑의 따스하고 평온한 선율이 고요한 성당 안을 채웠다.

목관이 이어받은 본조 아리랑이 웅장한 금관에 의해 빠르고 흥겨운 밀양, 진도 아리랑으로 옮겨지자 관객들은 고개를 끄덕여가며 박자를 맞추는 등 깊이 몰입해 들어갔다. 곡조가 본조아리랑의 경쾌한 리듬으로 다시 돌아와 웅장한 화음으로 마무리되자 열띤 박수가 쏟아졌다.

두 번째 곡인 슈만의 '첼로 협주곡' 연주에는 17세 때인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2위로 주목받은 프랑스 첼리스트 에드가 모로(22)가 협연했다. 모로의 명료하면서도 시원하고 거침없는 첼로 소리와 코리안심포니의 정돈된 선율이 대화하듯 어우러지며 관객들의 가슴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공연의 대미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신세계로부터'가 장식했다. 아메리카 대륙의 광활한 대자연, 고향에 대한 애잔한 그리움, 새로운 세상을 향한 희망 등을 노래하는 선율과 함께 관객들의 심장 박동도 한층 빨라졌다.

앞서 나온 주제들이 휘몰아치듯 어우러지며 마지막 4악장이 웅대하게 마무리되자 600여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마지막 음의 여운까지 음미한 뒤 '브라보'를 외치며 기립 박수로 환호했다.

임헌정과 코리안심포니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1번'을 앙코르로 선사하자 더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관객들은 세 차례 더 커튼콜을 요청한 끝에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코리안심포니의 두 차례 프랑스 공연을 찾은 관객들은 "환상적인 무대였다"고 입을 모았다.
랭스 주민으로 매년 이 축제를 찾는다는 샹탈(64)과 미셸(65) 하비에 부부는 "한국의 오케스트라 연주는 들어본 적이 없어 궁금해서 찾아왔는데 매우 수준 높은 공연이었다. 한국 민요로 된 첫 번째 곡이 너무나 아름다웠고 드보르자크 교향곡 연주가 특히 훌륭했다. 협주곡에서 첼리스트와의 어우러짐도 좋았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는 음악 애호가라고 소개한 브루노와 마리클로드 블루코(60) 부부는 "정말 특별한 무대였다. 마치 지구 밖으로 나갔다가 온 것 같다"고 했고, 랭스 음악원에서 일한다는 장바티스트 르블롱(27) 씨도 "첫 곡인 아리랑은 잘 모르는 노래인데 마치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랭스 음악산책 페스티벌 음악감독이자 세계적 피아니스트인 장-필립 콜라르는 "프랑스가 한국으로부터 아주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정말 환상적인 공연이었다"며 "이 축제에서 이렇게 열광적인 반응이 나오는 공연은 흔치 않다. 관객들이 오케스트라에 압도당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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