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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의 개구리, 우물 밖을 향해
기업명
PLAN INFINIT KOREA CO.,LTD
국가
담당업무
사무 및 무역
작성자
정원이
기수
상시
작성일
2020.12.09

마지막 도전

내가 살던 세상과는 또 다른 세상에서 살아보는 것. 호기심이 많고 직접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 해외취업은 간절한 목표이자, 꿈이었습니다. 어학연수를 하며 낯선 환경에서 부딪치고 성장하는 제 모습을 보며 해외취업의 꿈은 더욱 커져갔습니다. 그래서 귀국 후 해외 인턴 프로그램을 찾아보았고,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한상 기업 청년 인턴십’ 공고를 보게 되어 호기롭게 지원하였습니다.

결과는 탈락. 내가 어학연수를 다녀 왔으니까, 외국어를 할 수 있고 자격증도 있으니까 나는 당연히 합격이겠지 라며 했던 생각은 너무나 짧은 생각이었습니다. 여느 취준생들이 그렇듯, 저 역시 몇 번의 해외인턴 탈락을 겪은 후 자존감이 바닥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무슨 해외 취업을……

그렇게 한국에 있는 외국계 회사에서 인턴을 시작하였고, 현실에 만족하자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출퇴근길 항상 해외인턴, 해외취업을 한 사람들의 포스팅을 보며 흐뭇해하고 설레고 있던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한상 인턴 10기 모집, 저에게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동안 제 자랑, 꾸밈 말로 가득했던 자기소개서에서 벗어나 진솔한 제 얘기로 자기소개서를 다시 작성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매일 퇴근 후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수정하고를 반복하였고, 서류 합격이 되기 전부터 영어 면접을 미리 준비하자는 생각에 취침 전 1시간 동안 화상영어로 영어 면접 준비도 하였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인턴을 하던 회사에 출근하여 메일함을 열었는데, 서류전형이 통과되었다는 메일을 발견하였습니다.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 그 소리가 제 귀까지 다 들릴 지경이었습니다. 그렇게 서울에서 여수로 면접을 보러 떠났고, 저는 베트남에 오게 되었습니다.


눈물의 빵

저는 함께 사전 교육을 들었던 동기들보다 입국 시기가 일러, 국내교육을 받고 이틀 뒤 바로 출국하였습니다. 혼자 타국에 있는 2주는 저에게는 너무 쓰고 고된 시간이었지만, 또한 제 미래 목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자 함께할 수 있는 동기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어학연수 때의 즐거웠던 해외 생활을 기대하고 왔던 해외 인턴의 시작은 쓰디쓴 약과 같았습니다. 혼자 집을 구하고, 혼잡한 베트남의 길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어색했던 정장을 차려 입고 행사장에 가는 것 이 모든 것이 한 번에 물밀 듯 쏟아졌습니다. 낯설고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환경 속에서 어리둥절한 채 무역박람회 업무를 시작하였습니다. 무역박람회가 있는 날은 정시에 퇴근이 불가능 했기에, 야근이 없는 날 짬짬이 집을 보러 다니고는 했습니다. 그렇게 몇 일을 정신 없이 지내다 혼자서 숙소에 들어와 빵을 먹으며 앉아있을 때 눈물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내가 괜히 고생을 자처한 걸까, 해외취업을 너무 만만하게 본걸까 생각하며 눈물의 빵을 삼켰습니다. 제가 선택한 길이었기 때문에 가족, 친구 그 누구에게도 하소연을 할 수 없어 더 힘들게 느껴졌던 시기였습니다. 그렇지만 포기하고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버티자 라는 생각으로, 지금은 힘들지만 내가 간절하게 원했던 해외인턴의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자 생각했습니다.


해외인턴의 또 다른 낙, 여행

인턴을 시작하고 한 두 달은 현지에 적응하고 일을 배우느라 정신 없이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점차 일과 생활이 적응이 되기 시작할 때, 해외 인턴으로서 누릴 수 있는 것. 주변 국가와, 베트남 여행을 시작하였습니다. 평일에는 여행의 설렘으로 더 열심히 일을 하고, 주말이나 공휴일에 맞춰 여행을 가곤 했습니다. 저는 비자 트립 기간에 맞춰 말레이시아 여행을 갔고, 그 외에 태국 끄라비, 베트남의 무이네, 호이안, 땀꼭에 다녀왔습니다. 한국에서 갈 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을 갈 수 있는 것이 해외인턴 생활의 가장 큰 장점이었고, 저의 인턴생활의 활력소이자, 오래오래 남을 추억이 되었습니다.


<왼쪽 상단부터 말레이시아, 호이안, 무이네 사막, 땀꼭 여행>


우물 안의 개구리, 우물 밖을 향해

인턴을 하는 기간 중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조기귀국을 하게 되었고, 저는 인턴 종료 약 2주 일찍 한국으로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길다면 길다고 볼 수 있고, 짧다면 짧다고 볼 수 있는 약 6개월이란 시간이 눈코 뜰새 없이 순식간에 지나간 느낌입니다. 인턴을 하다 보면 예상 외의 일을 겪으며 당황하거나 불만족스러웠던 적도 있으나, 저는 시간을 되돌린다 하더라도 한상 해외인턴을 할 것이며, 해외 취업이라는 목표와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라 하고 싶습니다.

해외생활을 할 때마다 마치 빨리 감기를 하듯, 체감상 한국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더 빠르게 시간이 흘러간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습니다.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저도 모르게 시간이 훌쩍 지나가있고, 그만큼 보고 배운 것도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베트남에 입국한 다음날부터 바로 수출박람회에 참가하였고, 2주가 되었을 때는 호치민으로 출장을 가며 직접 현장에서 실무를 체득하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만일 한상 인턴을 지원하는 것 대신 인턴을 하던 외국계 회사의 정규직 제안을 받아들여 일을 하고 있었거나, 혹은 취업시장에 다시 뛰어들어 취업준비를 하고 있었다면 경험할 수 없을 만한 일들을 6개월이란 시간에 알차게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왼쪽부터 강원도 수출상담회, K-Fresh 수출상담회>


<호치민 안경 해외팝업스토어>


그러나 해외생활의 달콤한 이상만을 가지고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6개월이 굉장히 느리고 힘든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합니다. 저 역시 해외에서 일을 하는 것은 단순히 여행을 갔던 것, 어학연수를 했던 상황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벅차게 느껴졌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업무 초반 베트남 직원들이 지시한 일을 느긋하게 처리하거나, 점심시간에 밥을 먹고 사무실 불을 다 끄고 누워서 잠을 자는 행동 등 이 모든 것이 처음에는 낯설고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타국에서 일을 할 때 제가 이방인이기 때문에, 이들이 저를 이해하고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닌 제가 이들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점차 배우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인 인력이 부족한 업무 환경이기에 지원한 직무 외의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했습니다. 모집공고에 기재되어있던 수출 상담회 업무, 시장 조사, 번역 등의 업무 외에도, 베트남 동료들과 함께 회사에서 유통하는 제품들을 땀을 흘리며 날라야 했던 적도 있습니다.


<회사 유통 부탄가스 300상자 나르던 날>


이렇듯 한상 인턴의 6개월이란 시간은 힘들었던 일, 뿌듯했던 일, 행복했던 일 모두 가득했던 알찬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물 안에 갇혀 살기로 마음먹었다면 더 안정된,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하루를 보냈을지 모르는 저의 반년이란 시간은 풍부한 경험과 추억으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한상 인턴은 단순히 해외 인턴이라는 한 줄의 경력 이상으로 저의 미래, 방향성을 계획하고 정비하게끔 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 잠시 코로나 문제로 인해 한국에 돌아와 있지만, 이번 인턴을 시작으로 저는 또 다시 더 큰 세상, 우물 밖으로 나가기 위해 다시 한번 뛰어오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