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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했던 버킷리스트가 현실로
기업명
The Korea Times(HU)
국가
담당업무
광고 제작 및 전송
작성자
염진주
기수
3기
작성일
2019.06.21

 언제부턴지 모르지만 항상 내 다이어리 버킷리스트에 적혀있던 ‘외국에서 살아보기’. 지금생각하면 정말 터무니없이 막연한 꿈이었다 할 수 있겠다. 어디로 갈지 나라조차 정하지 않은 채 외국에서 살아보기는 항상 내 버킷리스트 1번이었다. 하지만 아직 내 꿈도 정확하게 세우지 않았을 뿐더러 아버지의 퇴직날짜도 다가오고 아직도 동생은 군대를 가지조차 않았기에 그 막연했던 꿈은 그저 꿈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다 졸업을 3개월 앞두고 Internship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졸업은 앞두고 있었지만 항상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어려가지 펼쳐놓고 아직 졸업하고 무엇을 할지 정하지도 않았던 나는 무턱대고 Internship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다. 이 당시에는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기에 에이전시가 ‘어떤 회사에 취업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어떤 회사가 있냐고 되물었었다. 그 당시 그게 잘못됐는지 모를 정도로 나의 미국에 가는 이유는 단지 ‘외국에 살아보기’였다. Internship을 지원하는 친구들 대부분은 경력을 쌓기 위해 가는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가기 바로 직전까지 이게 맞는 길인가 많은 의문점을 품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길이 옳은 길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3년 전, 동부에서 한 달 동안 어학연수를 했었기에 새로운 도시인 서부를 가기를 원했고, 당시 내가 학교에서 학교행사관련 포스터 제작하는 일을 하며 그 일에 흥미를 가지고 있어서 어느 정도 나의 전공과 관련되어있는 그래픽디자인분야로 진행하게 되었다. 그 당시 나는 서부에 대한 환상이 굉장했고, 내 상상 속에 있는 아름다운 장면은 물론 미국에 가기만하면 영어는 당연히 정복이고, 외국인 친구도 자연스럽게 사귈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렇게 멀티미디어공학과를 전공하고 광고홍보학과를 복수 전공을 했던 나에게 딱 적합한 광고디자인분야로 합격을 하게 되었다. 다들 미국하면 딱 생각나는 이미지인 백인들이 걸어 다니고 부유한 삶을 사는 그런 미국을 매일 상상했다. 그렇게 내가 서부에 도착했을 땐, 정말 어려가지 조화가 이루어진 모습이었다. 일단 한인 타운 지역이라 한국인들이 많이 보였을 뿐더러 동남아시아쯤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그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의 나의 생각은‘절망’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미국의 모습은 오로지 백인 사람들이 모여 사는 그런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생활을 하며 나는 점점 바뀌어나갔다.


 일단 회사가 한인 타운이기에 한인 타운에 살지 않기란 나에게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한인 타운에서 살면 영어를 쓰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한인사회가 발달되어있다. 자칫하다 미국에 왔지만 영어를 전혀 쓰지도 않고 살수도 있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미국에서 살면서 꼭 해야 할 리스트를 작성했다. 첫째, 영어 많이 쓰기. 한인회사라 영어를 쓸 일이 전혀 없던 나는 영어를 쓰는 환경에 자주 노출되기로 했다. 그래서 'Meet up'이라는 서로 같은 관심분야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임을 가질 수 있게 만남의 광장을 열어주는 App이다. 이 App을 통해 최대한 영어를 많이 쓰는 상황을 만들었다. 내가 자주 가는 'Meet up'모임은 한국인과 그리고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 함께 모여 서로 언어교환을 하는 그런 모임이다. 한인 타운이라 그런지 한국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외국인 친구들이 많았고, 그렇게 친구들과 함께 한국어도 알려주고 더불어 영어도 배우면서 내 나름의 영어 많이 쓰기 계획이 충족이 되었다. 그렇게 서로의 언어를 알려주면서 몇 번 만나다보니 외국인 친구들이 생겼다. 그것이 나의 두 번째 리스트였다.


인턴 염진주 사진1

Meet up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캠핑에 간 사진



 외국인 친구들의 대부분이 한국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라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제가 형성이 되고 나도 잘 아는 내용을 주제로 얘기를 하다 보니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맞으면 그 친구들과 함께 캠핑도 다니고 시간을 맞춰 밥도 같이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종종 Home Party가 열리는 친구 집이면 나와 직접적으로 아는 친구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문화처럼 함께 가서 즐긴다. 이렇게 한국어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 친구들이 생기니 좋은 기회가 생겼다. 한국어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은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그 'Meet up'에서 친구들 몇몇이 모여 우리가 한국어를 가르쳐 주는 스터디그룹을 만들었다. 외국인친구에게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글을 소개 시켜줄 수 있어서 좋기도 했고, 가르쳐 줄땐 영어로 가르쳐 줘야 해서 덩달아 영어를 쓸 기회가 많아 졌다.


 또 다른 한국에 있는 유명한 영어회화학원에서 4년간 선생님으로 있었던 외국인 친구는 우리에게 스토리텔링을 영어로 자연스럽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며 또 다른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주었다. 덩달아 그 친구 또한 우리들의 스토리로 교재를 만드는데 쓰고,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기 전에 우리에게 먼저 연습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렇게 나는 친구들을 사귀면서 영어까지 수업까지 들을 수 있는 1석 2조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인턴 염진주 사진2

한글을 읽을 줄 아는 외국인 친구 Mike에게 신체부위 알려줬을 때 그려줬던 그림



 주변 인턴친구들을 보니 한인이 밀집되어있는 지역이 아니더라도 인턴을 온 친구들 중 많은 친구들이 외국인 친구들 없이 한국인들과 어울려 노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현지인들을 만날 기회가 잘 없기도 했고, 아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두려움이 생겼을 지도 모른다. 나는 이곳에서 내가 필요한 것들을 찾아다니며 어쩌면 나에게 불리할지도 모르는 한인 타운이라는 곳에서 한국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과 자연스럽게 친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목표, 어렸을 때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미국에 온 이후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다 해보고 가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미뤄왔던 영상제작을 해보기 위해 노트북을 구매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때 마다 영상촬영을 해두고 있다. 너무 오랫동안 두려워 미뤄왔던 것이기에 선뜻 시작하기가 무섭지만 나중에 한국에 돌아갈 때쯤엔 영상이 10개쯤은 Youtube에 업로드를 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이렇게 미국에서 살아보는 것이 나에게 정말 뜻 깊은 경험이기 때문이다.


인턴 염진주 사진3

크리스마스 파티 때 외국인친구의 집에서 서로 선물을 사와 뽑기로 뽑아 가져가는 문화 체험



 그리고 나의 생각이 바뀐 점이 하나 더 있다. 미국에 오지 않았을 때의 나는 미국인이란 완벽한 백인이나 흑인만을 생각했지만 이들은 다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은연중에 미국에서 백인만을 찾은 나도 모르게 인종차별을 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LA는 미국 내에서도 정말 다양한 인종들이 살고 있는 도시 중 하나라 미국이외의 다른 국가들의 문화도 교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요즘 나의 관심분야가 스페인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미국의 이미지에 현실을 끼워 넣으려 했기에 당연히 그런 모습에 실망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이 것들도 다 그들의 문화이고 삶이라는 것을 깨우치니 오히려 다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LA모습이야 말로 더 미국다운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인턴기간 1년 중 6개월이 지나가고 이제 반년이 채 남지 않았다. 6개월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눈 깜짝할 새 지나가 버렸다. 6개월,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이지만 어떻게 보면 또 긴 시간이기에 다시 한 번 계획표를 꼼꼼하게 세우며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인 미국생활을 할 수 있을지 행복한 고민을 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