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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꽃은 쉽게 피지 않는다
기업명
SAI General Trading - Contracting W.L.L
국가
담당업무
Al-Zour Refinery Project 현장 공정 관리
작성자
정성현
기수
4기
작성일
2019.04.25

사막의 꽃은 쉽게 피지 않는다. 뜨거운 태양은 대지를 짓누르고 메마른 대기는 하늘을 잠잠하게 한다.


나는 한상기업 청년채용 인턴십 4기를 통해 황량한 땅, 쿠웨이트의 'Ali Alghanim & Sons Group, SAI General Trading & Contracting W.L.L'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Pre-Uni New College 사진1

< Pre-Uni New College 사진1 >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겁도 없이 쿠웨이트 건설 회사를 갈 생각을 다 했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되돌아보면 정말 단순하고 충동적인 계기였다. 평소와 다를 것이 없던 학교길, 스쳐지나가는 바람조차 희미한 향기로 가득했던 하루였다. 지나가던 모든 학생이 볼 수 있는 한상기업 청년채용 인턴십 포스터에 특별한 관심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나 또한 관심은 없었지만, 그저 강의 전 따분함에 특별한 목적도 없이 나는 천천히 포스터를 읽었고 인턴 지원 사이트에 접속했고 지원 기업을 흘겨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나의 마음을 잡는 기업이 보였다. 쿠웨이트의 토목회사에서 신 정유공장 프로젝트의 토목현장 공정관리를 뽑는다는 것이다. 플랜트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고 공정관리가 어떤 것인지도 잘 알지 못했다. 다만 토목 현장관리직이라는 사실이 내게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프로젝트 현장 공정관리에 과연 대학교도 졸업 못한 나를 쓸려고 할까? 자신감은 없었다. 


아니, 나는 학교생활 중 계속되었던 실패 속에서 자신을 잃었고 또 다른 실패를 경험할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취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컸고, 결국 나는 실패가 두려워 지원하였다. 지원하면서도 내가 붙을 리가 없다는 패배의식에 가득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했던 서류 합격과 면접 합격이 찾아왔고 한상기업 청년채용 인턴십 사전교육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한 신뢰의 기회가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Ali Alghanim & Sons Group, SAI General Trading & Contracting W.L.L'은 쿠웨이트 현지 건설회사로, Ali Alghanim & Sons Group의 자회사이다. 귀족 가문 사회인 쿠웨이트에서 Ali Alghanim은 쿠웨이트 10대 가문에 속하는 명문가로, 특별히 정치와 상업에서 큰 영향력을 보이는 가문이다.



Pre-Uni New College 사진2

< Pre-Uni New College 사진2 >



SAI General Trading &Contracting W.L.L에 입사한 나는 Construction team의 Civil Engineer로 Al-Zour Refinery Project의 현장 공정관리를 맡게 되었다. 현장 공정관리란 공사가 일정에 맞게 진행되도록 작업을 지시 및 관리 하는 업무이다. 특별히 나는 Unit85의 Conveyor foundation, Pipe sleeper, Pipe rack, Pipe cable tray supports를 단독으로 전담하여 관리하였다. 


단순하게 보면 매일의 작업 관리 및 공정 관리이지만, Excavation부터 Back filling까지 약 32개의 Inspection을 받으면서 품질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면서 공정 속도를 최대한 빠르게 끝내 계획된 일정에서 벋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과 동시에 회사의 경제적 구조까지 고려해야만 하는 작업이었다. 즉, 공학의 세 가지 핵심인 품질, 시간, 경제성을 모두 갖춰야만 하는 업무였다. 또한, 작업이 한 장소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닌 Unit85와 Unit98, 그리고 J area 등 다양한 곳에서 동시에 작업이 이루어지는 만큼 복합적인 사고가 필요했다.


쿠웨이트라는 낮선 땅에서 난생 처음 취업한, 사회 초년생인 내가 이러한 작업을 맡는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다. 매일 20km 가까이 걸어 다니며 현장 구석구석을 살펴봐야 했다. 


오늘 어떤 작업이 진행되며 언제 끝낼 수 있는지, 어디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몇 명이 작업을 하고 있는지, 현장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지시한 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품질에는 문제가 없는지, 계획했던 공정에 맞게 일을 진행할 수 있을지 등 작은 부분이라도 놓치지 않게 세심하게 살필 뿐만 아니라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 현장을 빠르게 살펴보아야만 했다. 또한, 현장의 작업 능률을 위해서 때로는 소리를 질러가며 화를 내야했고 누군가와 싸워야만 했으며, 보여주기 위해서 누군가와 싸우고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다.



Pre-Uni New College 사진3

< Pre-Uni New College 사진3 >



그러나 작업의 어려움은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다. 나에게 가장 큰 문제는 부담감과 두려움이었다. 현장 공정은 모두 나의 결정에 달려있었고 그에 대한 책임도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있었다. 품질과 같은 작은 문제부터 작업 위치와 순서 같은 중요한 문제까지도 모두 나의 결정에 따라 모든 인원들이 움직였다. 


이러한 업무는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업무였고 책임이었다. 나의 한 마디에 한 시간 아니면 하루, 심지어 한 달 이상의 공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이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너무나 두려웠다. Specification과 Drawing을 공부하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다시 확인해보고 공부하며 연구하기도 했지만 더 많은 부담감만 생길 뿐,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점점 깨닫게 되었다. 실수의 유무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결정을 내리는 데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단호함이 핵심이었다. 실수도 문제도 없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아무도 나에게 실수나 문제가 하나도 없기를 기대하지 않았다. 


나의 역할은 그것을 최소화하여 해결하는 것이지 문제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었다. 이것을 깨닫고 나니 일이 한 편 쉬워졌다. 똑같이 실수를 하더라도 부담감이 사라지고 해결 방법을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해결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문제와 실수를 해결해가니 자신감과 자신에 대한 신뢰가 생기게 되었다. 내 자신에 대한 신뢰가 생기자 Foreman들이 점점 나를 의지하기 시작했고 나의 역량이 더욱 늘어나게 되었다.



Pre-Uni New College 사진4

< Pre-Uni New College 사진4 >



SAI General Trading & Contracting W.L.L에 근무하면서 나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었다. 업무적으로는 쿠웨이트에서 단독으로 Unit를 맡아 현장 관리를 했다는 스펙과 함께 현장 적응력, 그리고 Specification과 Drawing에 대한 이해도를 얻었다. 


업무적인 것을 제외하고 중동의 가장 큰 매력은 평소에 가보지 못했던 곳을 갈 수 있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요르단의 페트라, 에티오피아의 루시(Lucy)와 같이, 평생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을 만나며 경험할 수 있던 것은 정말 쿠웨이트의 SAI에서 근무한 덕분이다.


2018년 6월 11일, 나의 인턴십은 끝났다. 인턴십을 통해 이루게 된 목표도 있지만, 아직 이루지 못한 것도 있고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것도 있다. 이제 추억이 되어버린 한상기업 청년채용 인턴십만 붙잡고 과거의 영광만을 그리워할 수 없다. 


지금까지 이룬 것들은 뒤로 하고 이제 새로운 꿈과 목표를 향해 도전할 시간이다. 사실 두렵고 불안하다. 새로운 내일이라는 어두운 희망을 찾으며 얼마나 헤맬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번 인턴십을 통해서 나 자신을 신뢰하는 방법을 배웠다. 이제 나는 신뢰하고 도전한다면 어려움은 있을지라도 실패는 없다는 사실을 믿는다. 그렇기에 사막의 뜨거운 대지를 향해 다시 한 번 도전할 것이다.


사막의 꽃은 쉽게 피지 않는다. 뜨거운 태양은 오늘을 힘들게 하며, 비가 없는 하늘은 내일을 두렵게 한다. 그러나 구름이 끼고 비가 내리는 순간은 반드시 찾아온다. 


그 순간이 언제일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꽃은 그 순간을 기다린다. 

그 순간이 오면 꽃은 희망이 없던 모래에 뿌리를 내리고 희미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다. 쿠웨이트의 여름, 뜨거웠던 사막만큼이나 뜨거웠던, 그 노력에 대한 신뢰가 희미한 꽃과 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