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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성장 이어온 美 경제, 경기 둔화의 향방은?
구분
경제자료
분류
해외경제
저자명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우은정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작성일
2023.11.10

연일 보도되는 경제 지표들을 살펴보면, 올해도 미국은 완만하고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듯하다. 문제되었던 높은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수치상으로는 전년과 비교해 진정된 양상이다. 낮은 실업률을 유지 중인 고용시장도 여전히 견고하다. 그러나 소비 시장에서 체감되는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높고 지속된 인플레이션으로 미국인의 실질 가처분 소득은 제자리걸음처럼 느껴진다. 이처럼 표면과 실제의 괴리가 쉽사리 좁혀지지 않는 미국의 경제 상황은 내년을 향해 어떻게 흘러갈까? 몇 년째 위기로 거론되는 경기 둔화나 경기 침체는 이대로 멀어진 것일까?

 

완만하고 안정적인 성장세 이어진 올해 경제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미국의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이하 GDP)’을 살펴보면, 2020년 팬데믹 초기의 기록적인 감소 이후 반등해 올해 3분기 현재까지 비교적 안정적인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미국 경제분석국(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의 먹구름이 절정에 달했던 2022년 1·2분기 잠시 소폭 감소했던 GDP는 그 이후 약 3% 언저리의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여줬고 2023년 올해 역시 상반기 약 2%대의 완만한 성장을 거쳐 가장 최근 3분기에는 5%에 가까운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처럼 연속 다섯 분기에 걸친 GDP 성장세는 오래 전부터 대두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일부 상쇄시키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2022년 2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미국의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증감률>

 

[자료: 미국 경제분석국(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편집]

 

여전히 견고한 고용시장 환경도 올해 경제의 안정세를 대변하는 요소 중 하나다. 현재 미국의 고용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정적인 상황으로, 지난 2년간 꾸준히 같은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의 분석에 따르면, 고용시장 핵심 지표인 실업률이 올해 1월과 4월에 1969년 이래 최저치인 3.4%를 기록했으며 가장 최근인 10월 수치 또한 3.9%로 집계돼 큰 변화 없는 3%대의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2019~2023년 미국 민간 실업률(Civilian unemployment rate) 변화 추이>

 

[자료: 미국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취업 시장에서도 구직 수요가 구인 수요를 한참 밑도는 상황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다. 2023년 7월 약 892만 건으로 올해 최저치를 찍었던 미국 전체 비농업 부문 구인 건수(Job openings)가 9월 다시 약 955만 건으로 증가한 가운데, 9월 채용 건수(Hires)는 약 587만 건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안정적인 고용시장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지출 수준을 보여주는 소비 심리(Consumer sentiment) 역시 올해 비교적 견실한 추세다. 소비자들은 어쨌든 돈을 계속 쓰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분석 전문기관 California Economic Forecast에 따르면, 높은 이자율 등 다소 부정적인 요인이 잔류함에도 불구하고 앞서 살펴본 상황들이 맞물려 적어도 올해의 경기 둔화 혹은 침체 전망은 일단 멀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체감 물가, ‘진정된 것 맞나?’

 

팬데믹에도 한결 익숙해지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발판을 만들어 나가던 2021년, 미국 내 물가가 무서운 속도로 오르기 시작했다. 분야를 막론하고 매달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폭증하던 물가는 2022년 6월 ‘9.1% 상승’이라는 20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공격적인 금리 정책을 펼치기 시작한 이유다. 연준은 이렇듯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해 팬데믹 발생 이후부터 고수했던 낮은 기준금리를 지금까지 매우 공격적으로 인상해왔다. 2022년 3월, 연준은 0.25%p 인상을 시작으로 10차례 걸쳐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감행했다. 2022년 6월부터 11월까지는 3번 연속으로 0.75%p의 공격적인 인상을 잇달아 진행했고 2023년에 들어서는 다소 폭을 낮춘 0.25%p의 인상을 7월까지 이어온 바 있다. 그 결과, 2022년 1월 0.25%에 불과했던 연방 자금 금리(Federal Funds Rate, 상한 구간 기준)가 2023년 10월 현재 기준으로 5.5%에 이르게 되었다.

 

이처럼 공격적인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와 더불어 표면적인 물가 상승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있는 듯 보인다. 미국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이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U, Consumer Price Index for All Urban Consumers) 증감 추세를 살펴보면, 최고치 9.1%를 기록한 2022년 6월 이후 전반적인 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 올해 6월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하며 최저치에 도달한 소비자물가지수는 9월 현재 3.7%로 집계되며 큰 변화를 보이진 않았다.

 

<2019~2023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U)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변화 추이>

 

[자료: 미국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그러나 수치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정말 인플레이션이 잡힌 것인지는 확언하기 어려워 보인다. 소비자가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전체 항목’ 평균을 기준으로 한 소비자물가지수는 분명히 감소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항목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특정 분야에서는 물가가 여전히 전년보다 급등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 평균 상승률은 3.7%이지만 자동차 보험료의 경우 18.9%로 평균과 매우 큰 차이가 난다. 그 외에도 자동차 유지보수, 주택 렌트, 외식 등의 분야에서는 여전히 높은 물가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반적인 체감 물가가 아직 떨어지지 않은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한편, 높은 기준금리가 유지됨에 따라 하늘을 찌르는 미국 시장의 높은 이자율 또한 여전히 체감 물가가 높은 이유로 꼽힌다. 최근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Mortgage) 이자율이 7% 후반대에 육박하면서 1984년 이래로 지금이 주택을 구입하기 가장 어려운 시기로 꼽히기도 했으며, 미국 소비자들의 가계 부채 역시 올해 3분기 약 17조 달러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연준은 2%대의 물가상승률 목표를 향해 공격적인 행보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긍정적인 수치와 대비되는 이러한 현실적인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며 미국 경제의 현황과 전망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앞으로의 경기 둔화 향방은?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상당히 복합적인 지금의 미국 경제, 과연 내년까지 어떻게 흘러갈까? 몇 년째 올 듯 말 듯 한 경기 침체는 이대로 멀리 물러가는 것일까? 이에 대한 전망은 매우 엇갈린다. 우선 2024년 경기 침체는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이 연준의 입장으로, 당분간 공격적인 금리 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듯하다. 반면, 경제계에서는 다가오는 1년 이내에 경기 침체, 최소한 경기 둔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라 대두되고 있다. 높은 이자율이 지속됨에 따라 소비와 투자 감소가 예상되며, 그 결과 기업들의 수입도 감소하며 주식 시장의 약화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California Economic Forecast를 비롯한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편, 기업계에서도 내년의 경기 둔화를 거의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싱크탱크 The Conference Board의 올해 3분기 설문조사 결과, 84%의 CEO가 향후 1년 이내에 경기 침체가 올 것을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경제 수치와 현실, 더 나아가 경제 당국과 시장 사이의 체감과 전망이 이처럼 엇갈린 시그널을 주고 있는 지금은 우리 기업을 포함한 미국 경제의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기가 아닐 수 없다. 러-우 사태의 장기화, 또한 중동 지역의 안타까운 상황을 비롯한 글로벌 지정학적 이슈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 경제의 뚜렷한 향방 역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복합적인 경제 변화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각계의 기업들은 연준 등 관계 당국의 경제 정책, 소비 심리와 시장의 변화, 고용시장 상황 등 다수의 요소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적절한 사업 전략을 구상할 필요가 있겠다. 또한, 경기 침체까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높은 가능성으로 대두되는 경기 둔화에 대한 대비 역시 필요해 보인다.

 

 

자료: California Economic Forecast, Statista, Forbes, 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FRED, Visual Capitalist, Pixabay,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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