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한상넷 로고한상넷

전체검색영역
폴란드 총선, 새로운 선택과 전망
구분
경제자료
분류
해외경제
저자명
바르샤바무역관 김여주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작성일
2023.10.18

2023년 폴란드 총선 실시 


2023년 10월 15일 일요일 폴란드 총선이 실시됐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전환을 이끌었던 1989년의 63%를 훌쩍 뛰어넘어 74%를 기록하는 등 폴란드 국민들의 높은 관심도를 반영하였다. 


폴란드 선거는 오전 7시에서 저녁 9시 사이에 진행되는데 투표 마감시간이 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투표 종료를 명령하며 그 시간 이전에 투표장에 도착한 사람만이 투표할 수 있다. 약 20만 명의 유권자가 있는 가장 큰 선거구인 바르샤바 볼라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도 몇 시간이나 투표소 앞에서 차례를 기다렸다. 볼라의 한 투표소는 자정이 넘어서야 투표를 마감하였고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용지나 투표함을 추가로 가져와야 할 정도였다. 비단 바르샤바뿐만 아니라 전국의 많은 선거구에서 유권자들이 몇 시간씩 줄을 서 투표해 이번 선거의 뜨거운 열기를 가늠케 했다.

 

<밤 11시경 바르샤바 볼라 지역 한 투표소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유권자들>

Wybory 2023 w Warszawie. Kolejka do komisji wyborczej nr 277 na Woli. Ostatni wyborcy oddali tam głos dopiero po północy.

[자료: wiadomosci.gazeta.pl]

 

2023년 폴란드 상하원 선거 및 국민투표 결과


폴란드 국회는 양원제로 하원(Sejm) 460명, 상원(Senat) 100명으로 구성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하원 의원 선출 및 별도의 국민투표(Referendum)가 진행됐다. 높은 국민적 관심 속에서 치러진 선거 결과는 다음과 같다. 참고로 5% 이상의 득표율을 확보한 정당만이 원내에 진입할 수 있다.

 

1)   하원(Sejm)


<2023년 폴란드 하원선거 결과>

[자료: 폴란드 선거관리위원회]


2)   상원(Senat)


<2023년 폴란드 상원선거 결과>

주: 상원선거는 총 100개 선거구에서 치뤄지며 각 선거구에서 최다 득표를 한 후보 1인이 상원의원으로 선출됨. 선거구별 유권자수 상이. 각 정당의 전국 득표율과 정당별 상원 의석수가 비례하지 않을 수 있음.

[자료: 폴란드 선거관리위원회]

 

3)   국민투표(Referendum)

 

이번 선거에서는 집권 여당인 법과정의당에 의해 국민투표도 함께 진행됐다. 유권자의 50% 이상이 참여해야 유효한 국민투표에는 40.91%의 유권자가 참여해 무효 처리됐으며, 재투표는 진행되지 않을 예정이다. 예/아니오로 답변하는 국민투표 결과는 아래와 같다.

 

< 2023년도 폴란드 국민투표 결과>

[자료: 폴란드 선거관리위원회]


폴란드 국회의원 선거 후 정국 방향

 

이번 선거에서 법과정의당이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야권연합이 내각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폴란드 내각 구성의 최종 결정은 하원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폴란드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내각을 구성할 총리 후보를 지명한다. 헌법에는 총리 후보를 반드시 선거에서 이긴 다수당에서 지명하도록 하는 규정은 없으나 그간의 관행에 따르면 총리 후보는 다수당에서 지명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 10월 8일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에서 승리한 당의 인사를 총리 후보로 지명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살펴보면 폴란드 정국은 향후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1)  폴란드 헌법 109조 2항에 따르면 대통령은 상∙하원 의원 선거 후 30일 이내에 첫 정기국회를 개원해야 한다. 이에 따라 11월 14일까지 국회가 개원할 전망이다. 또한 헌법 154조 1항에 따르면 대통령은 내각을 구성할 총리 후보자를 첫 정기국회 이후 14일 내로 지명해야 한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대통령은 11월 28일까지 총리 후보를 지명하게 될 것이다. 같은 날 현 내각은 사임하게 되며 대통령은 이를 수락하면서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기존 총리가 직무를 계속하도록 위임한다.

 

(2)  대통령에 의해 지명된 총리 후보는 14일 내로 국회 시정연설과 함께 내각에 대한 국회의 인준을 요청하게 된다. 12월 12일까지 이 절차가 진행된다. 국무총리 인준 의결 정족수를 채우려면 재적의원의 과반수 출석과 출석인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 만일 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얻지 못하는 경우 헌법 154조 3항에 따라 국회가 정부를 구성하게 된다. 이 절차 또한 총리 인준 부결 후 14일 내인 12월 26일 안에 이뤄져야 한다. 이 경우 의결 정족수는 앞선 절차와 같다. 만일 국회에 의해 내각이 구성될 경우 헌법에 따라 대통령은 반드시 이를 승인해야 한다. 폴란드 야권의 내각 구성은 위와 같은 절차에 따라 12월 26일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3)  이러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헌법 155조에 따라 대통령이 다시 14일 내로 내각을 구성할 총리 후보를 지명하도록 돼 있다. 이것은 다음 해인 2024년 1월 9일까지 완료돼야 한다. 이후 국회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및 다수의 찬성으로 14일 이내에 총리 지명자를 인준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위의 절차와 달리 과반수의 찬성이 아니라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므로 이것은 소수여당을 구성할 수 있게 한다.

 

(4)  만약 이 모든 과정이 모두 실패할 경우 대통령은 헌법 98조에 따라 국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 조기 총선은 국회 해산 후 45일 이내로 실시해야 하며 총선 후 15일 이내에 첫 정기국회를 소집하도록 되어 있다. 참고로 법과정의당은 여당이었던 2007년 연립정권의 해체로 조기 총선을 실시했으나 재집권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법과정의당이 비록 선거에서는 승리했으나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으므로 연정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극우정당인 콘페데라치아를 제외하고 법과정의당과 정치이념이나 성향을 같이하는 야권의 정당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콘페데라치아는 선거 캠페인 중반에 10%대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며 약진했으나 결과적으로 7.15%의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33석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법과정의당의 정부 구성 노력은 위에 언급한 헌법상의 절차에 따라 약 두 달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선거의 국내외 언론 보도와 평가

 

해외 주요 언론사는 아래와 같이 이번 폴란드 선거를 평가했다.

  ㅇ 월스트리트저널: 법과정의당은 민족주의적 성향에 따른 EU와의 갈등 고조와 폴렉시트(Polexit)라 불리는 폴란드 유권자들의 EU 탈퇴에 대한 위기감이 야권의 성공의 원인인 것으로 평가

  ㅇ BBC: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폴란드 국민들이 러-우 사태를 실질적 위협으로 느끼는 만큼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한 법과 정의당의 정책에 위협을 느꼈을 것

  ㅇ 로이터통신: 법과정의당이 이번 선거에서 안보와 제한 없는 이민자 수용 반대와 같은 프레임으로 선거를 이끌어 폴란드 양극화를 심화시켰다고 평가, 또한, 도날드 투스크 현 야당 대표가 법치주의 문제로 동결된 EU기금을 받아낼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으나 이는 법과정의당 출신인 대통령의 서명이 필요한 사안이라 쉽지 않을 것임을 언급

  ㅇ 유로뉴스: 이번 선거 후로 폴란드에서는 소수자 권리, 낙태법, 외교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평가

  ㅇ 뉴욕타임스: 이번 선거가 최근 10년간의 폴란드 선거 중 가장 중요한 선거로 폴란드 주권 수호와 자유주의 가치의 대결로 평가

  ㅇ 폴리티코: 도날드 투스크가 법과정의당의 가톨릭·민족적 여당에 대해 승리했다고 평가, 또한, 법과 정의당이 국가의 모든 수단과 국영 방송을 동원해 선거에 승리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극우파인 콘페데라치아와도 연정을 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

  ㅇ 파이낸셜타임스: 이번 선거가 올해 EU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고 평가했으며 수년간의 갈등 끝에 유럽 중동부 가장 큰 회원국인 폴란드와 EU의 관계가 협력적인 방향으로 재설정될 전망

 

폴란드 국내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법과정의당의 절반의 승리에 대해 여러가지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우선 여당이 기존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 정도 외에는 국민들에게 공감되는 정책을 제시하지 못한 점을 들었다. 특히 선심성 복지 프로그램들이나 선거 바로 직전에 실시된 각종 공공요금의 일시적 인하는 야당의 공격 대상이 됐다.


폴란드 정치학자들은 이번 선거결과로 폴란드는 그간 좋은 유대관계를 형성해 온 헝가리와는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임을 세계에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점차 유럽연합과 갈등을 심화시키는 헝가리와 달리 폴란드가 유럽연합이 추구하는 가치를 함께 공유할 것이며 그동안 지속된 법치주의 우려를 일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폴란드 국내 언론들은 법과정의당의 과반의석 확보 실패로 야권이 집권해 그간의 사법부 개혁·공영방송의 편파성·엄격한 낙태법·소극적인 성소수자 권리보호·난민수용 등의 이슈가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선거의 주요 특징으로 폴란드 인민당(PSL)과 폴란드2050(Polska2050) 양당의 선거연합 '제3의 길'의 약진이 있다. 선거연합은 15%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어 원내 65석을 확보했다. 가톨릭·민족주의적 정치이념의 집권여당 법과정의당과 개방·자유주의적 정치이념의 야당 시민연합의 갈등으로 폴란드 국론 분열이 심화되자 이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선거 결과를 보며 기뻐하는 제3의 길 선거연합 양당의 당대표>

Wielki sukces Trzeciej Drogi. Największe obietnice, które mogą namieszać w Sejmie

주: 중앙 좌측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 카미슈(폴란드 인민당), 중앙 우측 시몬 호워브니아(폴란드 2050)

[자료: businessinsider.com.pl]

 

한편, 이번 선거는 폴란드에서 심화되는 양극화와 지역주의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법과정의당은 대체로 폴란드 서부에 비해 저개발 지역인 폴란드 동부, 중소도시, 농촌지역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반면 시민연단은 상대적으로 경제 수준이 높은 폴란드 서부, 인구 50만 명 이상의 주요 대도시에서 승리했다. 특히 바르샤바의 경우 시민연합이 43.23%, 법과정의당이 20.14%의 지지율을 얻어 약 2배 이상 차이로 야당이 승리했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범야권은 점차 심화되는 폴란드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별 여∙야 선거 승리 지역>

Wymowna mapa. Polska podzielona na pół - WP Wiadomości

주: 파란색-법과정의당, 빨간색-시민연합

[자료: wiadomosci.wp.pl]

 

시사점


국제 무대에서 폴란드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이번 총선은 폴란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폴란드는 EU 역내 5위의 인구를 가진 중동부 유럽의 중견 국가로 EU 내 발언권이 커지고 있으며 최근 러-우 사태로 인해 안보 분야에서도 폴란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여당의 다수 의석 확보 실패로 야권이 집권하게 되면 폴란드는 그간의 EU 연합보다 국가 주권을 우선시하는 정책에서 EU와의 협력을 통한 성장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특히 EU와의 폭 넓은 가치 공유를 통해 그간의 갈등을 종식시키고 안보 위기와 경기침체의 어려운 상황을 함께 헤쳐 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폴란드, 양국 간 경제 협력의 급속한 진전으로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이 활발해지는 이때, 한국 기업은 이번 총선 이후 달라질 폴란드 정책 방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검토해 향후 사업 계획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자료: 폴란드선거관리위원회(Państwowa Komisja Wyborcza), rp.pl, wp.pl, businessinsider.com.pl, gazetaprawna.pl, polsatnews.pl, tvn24.pl, tvp.info, bbc.com, ft.com, reuter.com 외.  duszniki.eu(썸네일), KOTRA 바르샤바 무역관 자료 종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