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식은 보약이다", K-푸드 전도사 양중희씨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6.01.08

각 나라의 음식은 그 나라의 역사와 철학을 담고 있고, 매일 먹는 밥상에는 기후와 삶의 특징을 보여주게 된다. 우리의 한식 또한 외국인들이 보는 기준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일 것이고, 한식에 대한 세계화를 통한 문화공유 확산이 세계 각 국가에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곳 이집트에서도 한식 세계화에 발맞추어 약 5년 전부터 우리 한식을 널리 알리고 한식 문화 보급과 세계화에 대한 강한 의지와 노력을 불태우고 있는 이집트 K-푸드 전도사 양중희 씨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양중희 씨는 2011년 초 주이집트 한국문화원 요리강좌 강사 겸 대사관저 요리사로 이집트에 파견된 이후 현재는 프리랜서 요리사로 이집트 중동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을 다니며 한식 교육과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집트요리사협회(ECA) 정회원으로 각종 언론에 인터뷰와 방송출연을 통해 한식을 알리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으며, 한국대사관과 문화원과의 연계를 통한 한식요리 강좌진행과 한식 이벤트 진행을 계속 해오고 있는 중이다.

 
<이집트언론 'EG MEDICINE'과 인터뷰한 기사>


<이집트언론 'EG MEDICINE'과 인터뷰한 기사>
 
이집트 국영방송 MBC에서 한식소개프로그램에 출연한 양중희씨
 

<이집트 국영방송 MBC에서 한식소개프로그램에 출연한 양중희씨 -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8fzRQaUSUYs&feature=youtu.be >
 
최근에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동의 인접한 다른 국가들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집트 국경과 인접한 이스라엘의 한국대사관 초청으로 교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한식을 유명 아시안 코너 레스토랑에 교육 및 보급을 위해 한달 간 초청을 받기도 하였다. 이 기간 동안 이스라엘 최대 식품박람회인 <israfood>에서 한국음식을 소개하고 kosher인증을 획득한 한국 식료품들을 홍보하였으며, 한식에 관심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cooking class를 개최하여 한식을 알리기도 하였다. 또한 한국음식을 메뉴에 선보이고 싶어하는 현지레스토랑과 연계하여 메뉴개발 및 사후관리 지원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하고 돌아왔으며, 이러한 노력을 인정해주듯 이스라엘 요리사협회 5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아 israel master chef 협회에서 주는 공로상도 수상하였다. 이렇게 한식홍보에 열심히 앞장서는 K-푸드 전도사 양준희 씨와 인터뷰를 나누어보았다.

<이스라엘에서 활동한 모습> 


<이스라엘에서 활동한 모습>
 
Q.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PC 관련 솔루션 회사와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근무하다 방향을 전환하여 요리를 시작한 지 10년차로, 이집트 카이로 체류 중이며 현재 프리랜서 요리사로 한국과 동남아, 중동 일대를 다니며 한식교육과 행사를 진행 중입니다.
 
Q. 한국에 대한 이집트 사람들 인식은 어떠한가요?

 
아직은 중국, 일본인과 구분하기 어려운 동양인의 국가라는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삼성, LG, 현대 등 대기업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 한국이라 하면 삼성, 갤럭시, 베르나 등의 단어가 바로 튀어나올 만큼 인지도가 올라간 게 사실이죠. 그렇다고 해서 국격이 그만큼 올라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 잘살게 된 나라의 이미지를 벗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고, 한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긴 하지만 20-30대의 젊은 여성층에 국한되는 것은 다른 나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한류에 열광하는 인구는 이제 약 1만여 명 정도로 점점 늘어가고 있는 추세지만, 9천만 인구 중 1만 명 수준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이집트인들에게 동아시아국가들은 유럽국가들 만큼 가깝고 친숙하지 않은 이유에 기인하기도 하는데요, ‘꾸리’라고 불리는 KOREA는 이집트인들에게 ‘분단국가’ 또는 '아직은 잘 알지 못하는 선진국에 가까워진 나라’ 정도로 보이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Q. 한식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한식은 한마디로 웰빙음식입니다. '약식동원'을 중히 여겨 음식을 약으로 쓰고, 이는 곧 먹는 것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음양오행에 따라 식재료의 성질을 이해하고 이를 조화롭게 사용함을 원칙으로 하는 조리법을 따릅니다. 선조들로부터 내려온 이 원칙들은 현대에 와서 더욱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건강에 큰 관심을 쏟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죠. 어느 문화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음식문화를 갖고 있고, ‘나물’과 같은 우리만의 유일한 조리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취급하지 못하는 식재료가 거의 없고, 이로 인해 음식 종류와 문화가 함께 발전해왔습니다. 또한, 발효를 거친 김치와 장류는 해외 유명 레스토랑의 요리사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식재료 중의 하나인데, 이는 천연의 재료를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재창조해낸 건강한 식재료이며, 과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을 낼 수 있는 최상의 식품인 것입니다.
 
Q. 이집트에서 한식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요?

 
현재 한식당 9곳, 치킨집 1곳, 카페 겸 분식점 2곳으로 주변 아랍국가에 비해 한식당 비율이 높은 편임은 사실이지만 현지인들과 외국인들의 고객 비중이 적은 것을 볼 때, 단적으로 이집트인들에게 한식은 아직은 생소하거나 알지 못하는 나라의 이상한 음식이라는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한류 팬들과 이집트에 거주 중인 유럽인들의 한식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이나마 커지고, 이는 곧 한식당 방문 빈도가 높아지게 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고급 한식레스토랑의 부재라던가 현지인들에게 어필하기 좋은 메뉴를 구성해야 하는 노력이 선행되지 못하고, 주 고객층이 한국인으로 국한되어 있는 현실이 한식을 널리 전파하지 못한 채 약 20년의 시간이 흐르고, 아직도 인지도가 낮은 음식임이 현 상황입니다.
 
Q. 그렇다면 이집트를 포함한 중동지역에서 한식이 보편화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첫 단추는 잘못 끼워진 게 사실입니다. 한식의 세계화의 모델은 일본의 SUSHI이거나 태국 또는 베트남이어야 합니다. 아시아 권역의 음식문화는 중동사람들에게 비슷하게 느껴지는데, '밥은 고기 또는 채소와 볶아먹는 것’과 '스시메뉴’ 이 두 가지를 크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복잡하지 않은 메뉴를 선정하여 한 끼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과거 유목민 생활을 해왔던 중동 지역사람들에게 국을 끓이고 반찬을 여러 가지 내놓고 오래 걸리는 음식조리법을 설명한들 귀에 들어올 리가 없기 때문이죠.

 
우선은 TOGO가 가능한 단순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대표 메뉴로 선정해야 합니다. 이를 국가적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밀어붙이되, 정부가 아닌 민간 기업들에게 일임하고 그들이 해당국가에 뿌리내릴 수 있는 지원을 정부가 해야 합니다. 기꼬망 간장을 팔아야 스시를 그 간장에 찍어먹을 것이고, 그 맛에 길들어지는 순간, 현지에서도 기꼬망 간장을 사고 싶어하는 이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기꼬망 간장을 파는 매장이 없다면 이내 고객의 발걸음은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일본은 식자재, 식당, 요리사를 문화와 함께 해외에 진출시켰고 이를 약 20년 넘게 계속 지원해왔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있었기에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을 거쳐 이제는 중동에서도 스시가 아시아 대표메뉴가 된 것입니다. 이 과정을 무시하면 제아무리 우수한 인력이라도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한식은 일본이 닦아놓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중인데, 그 과정을 중요히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정부에서 쓰는 비용을 민간으로 돌리고 요리사들이 해외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줘야 합니다.
 

이와 함께 AT센터에서 하는 농수산물유통을 업체들에게 맡겨야 하는데, 국가가 할 수 있는 일과 민간의 역할을 바꿔서 하려니 결과물은 없고 예산만 낭비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 대 국가로 유통망을 열어주고 민간기업이나 개인들이 쉽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점이 선행되지 않으면 한식의 세계화나 보편화는 아직도 멀기만 할 것입니다. 저와 같이 현지에서 한식을 알려야겠다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 이집트 시장을 관리하는 것보다는 이집트 현지에서 관리하는 게 더욱 바람직한데, 이것은 쉬운 논리이고 이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면 저변 확대에 필요한 시간은 단축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간단히 말씀해주세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한식을 해외에 알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없는 것도 아니죠. 성공한 요리사들의 스토리는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데, 이는 개인의 역량이 뛰어난 이들이 이루어낸 성과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개개인들은 정부나 기업의 힘을 빌려야 합니다. 갑을의 관계가 아닌 국가 산업의 모델을 함께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현재 큰 꿈을 갖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에 한식을 보급하고자 하는 것이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중동 여러 지역에서 활동 중인 대사관, 문화원, 한국어학과를 보유한 대학교 등과 연계하여 한식을 교육하고 홍보하는 방법에 대해 계속 연구 중입니다. 이집트는 제가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체류 중인 곳이기 때문에 더 친숙하고, 문화에 대한 이해가 다른 나라보다 수월합니다. 때문에 좀 더 쉽게 한식에 접근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여 현지인들이 '한식=00”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게끔 하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2016년에는 작은 규모로 시작하여 창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점차 확대하여 이벤트와 케이터링 사업 등으로 확장하고자 준비 중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음식 문화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기업을 구현하는 것을 조금씩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식과 한국문화를 알리고자 첨병으로 노력 중인 K-푸드 전도사 양중희씨 인터뷰를 하면서, 한식을 통한 전 세계 곳곳의 식탁에 '한식은 보약이다'라는 의미가 점차 녹아들어 머지않아 세계인들의 삶을 더욱 풍성하고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인터뷰에 협조해 주신 양중희 씨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하며 이제 머지않은 한식의 세계화를 꿈꿔본다.
 

※사진출처: 양중희씨 제공

김리양 이집트/카이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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