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문화정책/이슈] 몸으로 느끼는 한식 세계화의 현장, 트레이더 조(Trader Joe's)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3.15

[문화정책/이슈] 몸으로 느끼는 한식 세계화의 현장, 트레이더 조(Trader Joe's)


오래간만에 식재료를 구입하고자 트레이더 조(Trader Joe's)에 갔다가 통신원은 깜짝 놀랐다. 고추장, 김치 정도였던 한국 식재료가 이제 그 종류도, 다양성도 다른 민족들의 음식(Ethnic Food) 만큼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 트레이더 조의 진열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고추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 트레이더 조의 진열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고추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일반 진열대뿐만 아니라 냉동고에도 한국 음식이 가득했다. 이미 미국에서 소비가 많은 인도, 중국, 남미 음식만큼이나 냉동고를 넓게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갈비와 불고기, 파전, 떡볶이, 볶음밥, 잡채, 김밥 등 전자레인지에 몇 분만 돌리면 즉석으로 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 일반 진열대에는 구이김과 알로에베라 음료도 있고, 떡볶이를 직접 만들어 먹는 현지인들이 늘었는지 가래떡도 판매되고 있다. 이미 몇 년 전에도 이런 현상을 전한 바 있지만 이제 그 종류가 예전보다 훨씬 더 많아졌다. 설령 한국인이 쇼핑을 한다고 해도 그리 아쉬울 것이 없을 정도다.

특히 LA의 늘어가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불고기 제품이 눈에 띄었다. 콩 단백질을 이용해 만든 이 제품은 전통적인 불고기 양념을 사용해 불고기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트레이더 조의 웹사이트를 살펴보니 해당 제품을 활용해 타코를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멕시코 스타일을 소개하고 있었다. 가격은 10온스(약 285g)에 4.99달러(약 6,650원)이다. 오리지널 불고기도 냉동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16온스(약 454g)에 12.99달러(약 17,300원)다.


< 냉동 코너에 진열된 파전과 비건 불고기 제품 - 출처: 통신원 촬영 >


< 냉동 코너에 진열된 파전과 비건 불고기 제품 - 출처: 통신원 촬영 >

< 냉동 코너에 진열된 파전과 비건 불고기 제품 - 출처: 통신원 촬영 >


갈비구이와 불고기에 파전까지 장바구니에 넣는 비한인 현지인이 있어, 이 제품들을 먹어봤는지 물었다. 다른 민족들의 음식(Ethnic Food)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부하고 다양한 한국 음식의 독특한 맛에 대한 칭찬을 입에 침이 마르게 늘어놓는다. 가끔씩 친구들을 초대한 파티에 내놓아도 인기 만점이란다. 트레이더 조는 캘리포니아주 몬로비아(Monrovia)에 본부를 둔 그로서리 마켓 체인이다. 다양성의 나라인 미국에 맞게 발전해 온 마켓으로 특히 대도시에 여러 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과거 트레이더 조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올리브오일과 발사믹 식초, 그리고 알프레도 소스 병 제품, 냉동 피자 등에 '트레이더 지오토(Trader Giottos)'라는 제품 라인명을 붙였다. 중국 음식이 주류 사회를 파고들자 볶음밥, 슈마이 등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중국 음식을 제품화하고 '트레이더 밍(Trader Ming)'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중동 지역의 음식이 일반화됐을 때는 '아라비안 조(Arabian Joe’s)'라는 제품 라인명이 등장했다. 한 음식 평론 전문 웹사이트는 '트레이더 김(Trader Kim)'처럼 한국 음식을 아우르는 다소 정형화된 세부 제품 라인명이 붙지 않은 사실에 대해 "감사하게(Thankfully)"라고 표현했다. 이는 어쩌면 아직 이탈리아 혹은 중국 음식만큼 다양한 제품을 다루고 있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 떡볶이의 인기가 높아지자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냉동코너에서 떡을 판매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떡볶이의 인기가 높아지자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냉동코너에서 떡을 판매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간편하게 데워 먹을 수 있는 한식 제품이 현지화된 제품명으로 이처럼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는 것은 한국 음식이 주류사회에서 얼마나 널리 퍼져 있으며, 인기인지 알려주는 바로미터다. 또한 트레이더 조와 같은 대형 체인에서 자체 브랜드로 출시한 메뉴는 "과연 현지인들이 이 음식을 좋아할까?"라는 의문을 해소시켜주면서 앞으로 한식업계가 현지에서 성공하려면 어떤 메뉴를 좀 더 신경 쓰고 개발해야 할 것인가를 가늠하게 해준다.

LA의 한식당에서 성공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메뉴 중 냉동 또는 진공포장 제품으로 개발됐으면 하는 것 중에는 닭튀김이 있다. 이전 통신원 리포트를 통해 미국에서 한국 치킨이 얼마나 큰 인기를 끌고 있는지를 전했었는데, 최근까지도 그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겉바속촉'은 이제 현지 매체에도 등장할 만큼 한국 치킨의 독특함을 묘사하는 표현이 됐다.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그로서리 마켓 체인 한복판에서 '한식의 세계화'라는 커다란 성취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Tasting Table》 (2023. 6. 12). Every Korean Food At Trader Joe's, Ranked Worst To Best,

https://www.tastingtable.com/1156015/every-korean-food-at-trader-joes-ranked-worst-to-best/






박지윤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4시엔 스텔라입니다.' 진행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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