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헝가리 내 한국어 교육 열풍, 한헝통번역협회 설립으로 이어져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3.14

헝가리 내 한국어 교육 열풍, 한헝통번역협회 설립으로 이어져


헝가리 내 한류 열풍이 한국어 교육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헝가리 양국 간 수교는 1989년 2월 1일 체결됐다. 헝가리의 대표적인 국제 영화제 중 하나인 타이타닉국제영화제(Titanic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2000년부터 한국 영화를 소개하면서 공식적으로 한국의 대중문화가 헝가리에 처음 소개되기 시작했다. 이후 2008년 헝가리 국영 방송에서 <대장금>을 방영하고 5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헝가리 내 한류 열풍이 시작됐다. 초머(Csoma)에 따르면 헝가리 내 한국어 교육은 1989년 양국 수교와 더불어 부다페스트 경영대학 아시아언어학과(Department of Asian Languages at the Budapest Business School, Bapesti Gazasági Egyetem)에서 한국어 강좌를 처음으로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97년 외트뵈시로란드(Eötvös Loránd University, 이하 엘테(ELTE) 대학교) 인문대에 한국어와 한국문화 강좌가 처음으로 개설되고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자 2008년 엘테 대학교는 학부 과정에 한국어학과(Department of Korean Studies)를 개설했고, 2013년에는 석사과정을 개설했다. 현재 엘테 대학교 한국학과의 인기는 높은 입결에서 나타난다. 2022년 교육부 공식 블로그는 "2008년부터 헝가리 최고 인문대학인 헝가리 부다페스트 엘테(ELTE) 대학교 한국어학과의 최근 경쟁률이 10대 1에 이를 정도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헝가리 내 한국어학과의 높은 인기에 주목했다.

3년 과정으로 구성된 한국어학과 학부 과정은 주로 한국어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를 중심으로 번역과 통역은 물론 한국 역사에서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석사과정(2년)의 경우 현대 한국어, 한국어 통번역, 삼국시대 역사와 문화, 고려시대와 조선의 역사, 한국의 종교, 한국 전통문화, 한국 근현대사와 같이 보다 심층적인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있다. 이외에도 학생들은 2009년 한헝문화교류동아리(the Korean -Hungarian Exchange Association)를 설립해 한국어 말하기 대회, 한국의 날 행사를 주최하며 학교 내에서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OTT 플랫폼을 필두로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한류의 영향력은 젊은 세대를 중심의 '한국어 배우기' 열풍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공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교육 플랫폼에서도 온·오프라인 한국어학원을 선보여 현지에서의 '한국어 배우기' 열풍을 실감하게 한다. 이러한 열풍에 맞추어 최근 KHITS 한헝통번역협회가 설립되면서 양국 언어를 통한 문화교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신원은 한헝통번역협회 이사인 나실비아(Nagy Szilvia)와 체케 카밀라(Cseke Kamilla)를 만나 협회의 설립 취지와 주요 활동 내역을 살펴봤다.

KHITS 한헝통번역협회를 소개해 주세요.
헝가리에서 활동하는 한헝 통·번역가들의 모임입니다. 비영리 기관으로 헝가리 내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 증진 및 한국어 교육의 대중화를 통해 양국 간 언어를 통한 문화교류에 이바지하기 위해 2023년 설립됐습니다. 이사진은 현재 헝가리 전국 통역시험(Országos Tolmácsvizsga)에서 한헝 통·번역가 시험 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시고 2011년부터 2015년 주한헝가리대사관 제1경제상무담당비서관(1st secretary in charge of economic and commercial affairs)을 지낸 팔로쉬 레벤테(Pallos Levente)를 비롯해 헝가리 내 한국어 교육에 몸담은 원로부터 최근 한국 유학을 다녀온 젊은 세대까지 총 10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 나실비아(Nagy Szilvia)와 체케 카밀라(Cseke Kamilla) 인터뷰 현장 - 출처: KHITS 한헝통번역협회 제공 >

< 나실비아(Nagy Szilvia)와 체케 카밀라(Cseke Kamilla) 인터뷰 현장 - 출처: KHITS 한헝통번역협회 제공 >


협회의 주요 활동은 무엇인가요?
헝가리 내 한국어 통·번역가들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네트워킹하는 것, 그리고 헝가리 내 한국어 교육을 육성하는 것입니다. 최근 헝가리 내 한국 기업이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문화 행사가 개최되면서 한헝 통번역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력이 검증된 한헝 통·번역가를 찾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저희 협회는 통번역 자격증을 갖춘 전문적인 통·번역가들을 회원으로 합니다. 한헝 통번역 실력이 인증된 이들이 모일 수 있도록 해 믿을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헝가리 내 한국어 교육 육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어-헝가리어 언어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반응이 뜨겁습니다.

한국어-헝가리어 언어 교환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최근 헝가리 내 '한국어 배우기' 열풍은 대단합니다. 한류의 인기 때문이죠.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팬들은 모두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헝가리 한류 팬들은 젊은 세대에서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이들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공교육이나 사교육보다는 직접 한국인을 만나 교류하는 과정에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합니다. 한국어를 전공으로 하는 학생들도 학교 외 공간에서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만들고자 합니다. 현재 헝가리에 한국어 교재는 많습니다. 그런데 직접 원어민을 만나 한국어를 말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한 개인이 한국인 원어민을 만나 교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저희는 원어민들과 교류하면서 한국어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헝가리 현지에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십니다. 그들 역시 헝가리어를 배우고 헝가리 문화를 배우고 싶어 합니다. 양국 간 문화교류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에서 한국어-헝가리어 언어 교환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두 분도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 통번역을 시작하셨나요?
실비아 너지(Szilvia Nagy) 네, 물론입니다. 어릴 적 <대장금>을 보고 한국문화에 빠졌습니다. 헝가리와는 너무 다른 문화에 이끌려 수없이 재방송을 시청한 것을 기억합니다. 그때 한국어를 너무 배우고 싶어 결국 한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한국에서는 10년을 거주했습니다. 동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한국어 통번역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2021년 헝가리로 돌아와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카밀라 체케(Camila Cseke) 네, 저도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 통·번역사가 됐습니다. 저는 케이팝에 빠져 한국어 공부를 결심했습니다. 가사의 내용을 너무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때는 독학을 했습니다. 그 열정으로 엘테 대학교 한국어과에 입학했습니다. 경희대학교 국문과 교환학생으로 6개월 다녀왔습니다. 이후로 한헝 통역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부모님 모두 음악을 전공하셔서 저는 특히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부다페스트에서 촬영하는 케이팝 뮤직비디오, 헝가리한국영화제등 다양한 문화행사에서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2월 tvN <현지인 브리핑, 지금 우리 나라는>에 헝가리어 통역사로 출연했습니다.


< 한헝 통번역 경험을 기술한 KHITS 매거진 - 출처: KHITS 한헝통번역협회 인스타그램 계정(@khits_global) >


< 한헝 통번역 경험을 기술한 KHITS 매거진 - 출처: KHITS 한헝통번역협회 인스타그램 계정(@khits_global) >

< 한헝 통번역 경험을 기술한 KHITS 매거진 - 출처: KHITS 한헝통번역협회 인스타그램 계정(@khits_global) >


앞으로 한국어 통·번역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한국어는 끝까지 들어야 그 의미를 알 수 있다는 점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미사여구와 메타포, 사자성어 등 헝가리에서는 직역될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언어는 단순히 단어를 암기해 문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맥에 놓여있는 상황과 의미를 파악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것이 한국문화에서 오는 것이니 문화를 공부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협회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우리 협회에 많은 분들이 한국어 통·번역사 되는 방법을 문의하십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어 통번역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인데 아직 헝가리 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협회 측에서 한국어 통번역 자격증 취득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할 예정입니다. 또한 많은 고등학생이 한국의 대학으로 유학 가는 방법을 문의합니다. 저희도 한국 대학으로 유학을 다녀왔습니다만 정보가 없어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 유학을 꿈꾸는 헝가리 젊은 세대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지원 서류 작성부터 적응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한국문화까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한국의 유학을 원하는 헝가리 학생들을 도우며 양국의 문화교류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싶습니다.

한류의 영향력을 어디까지일까? 한류 팬으로 시작했던 한국어 배우기가 이제 취미 활동을 넘어 자격증을 갖춘 한국어 통번역가 되기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현지 고등학생들의 한국 유학으로 이어지며 열풍을 더하고 있다. 높아지는 한류의 인기에 비례해 한국어 교육에 대한 현지에서의 요구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변화하는 흐름에 맞추어 한국어 교육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환경이 제공되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 KHITS 한헝통번역협회 제공
- KHITS 한헝통번역협회 인스타그램 계정(@khits_global)

참고자료
- Csoma, M. (2016). The Roots of Korean Studies in Hungary[The Roots of Korean Studies in Hungary]. Journal of Korean Culture(JKC), 33(0), 7-19.
https://kiss.kstudy.com/Detail/Ar?key=3863235

- 외트뵈시로란드대학교(Eötvös Loránd University) 홈페이지, https://tavolkeletiintezet.elte.hu/index.php?menu=szervezet&almenu=koreaitanszek&lang=en

- 교육부 공식 블로그, https://if-blog.tistory.com/13808






유희정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약력 : 전) 한양대학교 강사,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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