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스페인 국제관광박람회 'FITUR 2024' - 한국 포장마차에서 떡볶이 먹방을 꿈꿔요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2.13

스페인 국제관광박람회 'FITUR 2024' 

한국 포장마차에서 떡볶이 먹방을 꿈꿔요


지난 1월 24일부터 28일까지 마드리드 IFEMA 박람회장에서 열린 스페인 국제관광박람회 'FITUR 2024'가 성황리에 끝났다. 작년대비 13.7% 많은 25만 명의 바이어(15만 3,000명) 및 일반 관람객(9만 7,000명)이 찾은 이번 박람회에는 에콰도르가 주빈국으로 초청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152개국 9,000여 개의 회사가 참여했으며, 96개 지자체의 공식 참여로 9개 박람회장을 사용하는 등 기록적인 규모를 달성했다. 2023년 한국관광공사는 '2023~2024 한국방문의 해(Visit Korea Year 2023~2024)'를 맞아 K-컬처, 한국의 전통문화 등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이때 한국관은 131개 참가국 중 3개국에만 주어지는 '최우수 부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관이 2023년 박람회 아시아태평양관 출입구 정면에 200㎡ 규모로 조성됐던 것과는 다르게 올해는 101.25㎡로 축소돼 아시아태평양관 안쪽에 위치했다.


< 스페인 국제관광박람회 'FITUR 2024' 전경 - 출처: 통신원 촬영 >

< 스페인 국제관광박람회 'FITUR 2024' 전경 - 출처: 통신원 촬영 >


규모가 작아진 한국관은 한국 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는 많은 이들로 붐볐다. 2023년에 이어 올해 박람회에서 행사 진행을 돕고 있던 한 요원은 "비록 한국관이 안쪽에 자리 잡고 있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은 체감상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축소된 규모 만큼 진행하는 오락 행사나 제공되는 사은품도 크게 줄었음에도 찾는 이들이 늘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통신원이 일요일 12시경 한국관을 방문해 보니 한국 여행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한 사람들이 긴 줄을 형성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박람회에서 인포 부스에 문의를 하는 경우 사은품을 제공하기에, 사은품 수령을 목적으로 부스를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올해 한국관 인포 부스에서는 책자 및 지도 외의 사은품을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많은 이들이 오로지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으로 부스를 찾은 것이다.


< 관람객들도 북적이는 꼬레아란디아(COREALANDIA) 테이블 - 출처: 통신원 촬영 >

< 관람객들도 북적이는 꼬레아란디아(COREALANDIA) 테이블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관에 마련된 여행사(DMC), 지자체, 유관 공공기관, 관광벤처기업 등의 상담 테이블 중 단연 눈에 띄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 있었다. 바로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사업공모전에 선정된 문체부장관 인증 성장관광벤처 '꼬레아란디아(COREALANDIA)'의 보라색 테이블이었다. 이곳에서는 꼬레아란디아 장경인 대표와 문미영 프로젝트 매니저가 유창한 스페인어로 테이블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밝게 웃으며 인사하고 있었다. 한국관의 이벤트를 기다리는 이들이 지루할 새라 보라색 마이크를 들고 한국어를 가르쳐 주기도 하고, 안부를 물으며 밝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이 현지인들의 마음을 단박에 휘어잡았다. 장경인 대표는 스페인어 동시통역사 출신으로 관광통역안내사로 오랫동안 일했고, 문미영 프로젝트 매니저는 멕시코에 오랫동안 거주한 경험 덕에 스페인 및 라틴 사람들의 정서를 잘 알고 있었다. 이는 이틀 동안 400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6개 회사와 MOU를 체결하는 성과로 나타났다.

장 대표는 2023년 여러 사정으로 한국 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스페인어-라틴권 500여 명을 추첨해 직접 손편지를 보낸 적이 있는데, 마드리드에서 편지를 받은 신청자가 그 편지를 들고 박람회를 찾아와 서로 눈물을 흘리며 감동했던 일화를 전했다. 더불어 "아직 전하지 못한 엘살바도르 신청자의 편지를 박람회장에서 만난 엘살바도르 여행산업 관계자에게 부탁했다."면서 "이번 박람회를 통해 생각보다 더 큰 추억과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의 문화를 이해해 스스럼없이 현지인을 대하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장점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외에도 한국관은 한글 비즈로 팔찌 만들기, 달고나 게임, 태권도 격파 이벤트를 마련했다. 스페인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 이민 2세대라는 한 진행 요원은 "한국관에서 4년째 일을 하고 있는데, 해마다 한국의 인기와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이 체감이 될 정도로 다르다."고 전했다. 아시아 여행지로 일본이나 태국, 중국, 베트남이 항상 각광받아왔던 반면 그동안 한국은 문화 콘텐츠의 인기 대비 여행지로서의 매력이 크게 알려지지 못했다."며 "그런데 최근 한국이 부상하는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는 느낌이다."라고 했다.


< 한국관에서 마련한 이벤트를 즐기는 관람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한국관에서 마련한 이벤트를 즐기는 관람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실제로 관람객들은 한국을 여행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와 같은 문화콘텐츠'를 꼽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거주하는 나라를 직접 방문하고, 애정하는 드라마의 촬영지를 방문하고 싶다는 것이다. 어린 관람객의 경우에는 "좋아하는 아이돌 멤버가 한국의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어딘가를 방문하는 것을 본 후 한국에 직접 가서 그것들을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외에도 한국 여행을 가고 싶은 이유로 '솔직하며 말도 웃음도 많은 외향적인 한국인의 특징'을 꼽기도 했다. 스페인 사람들은 처음 보는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인사하고 스몰토크를 즐긴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극 E(MBTI에서 외향형을 의미하는 알파벳)'에 가까운 스페인 사람과 한국인이 잘 맞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한국을 이미 여행해 본 이들이 하나같이 꼽는 것이 음식 다음으로 사람이었다. 건축가인 남편이 한옥에 관심이 많아 올해 여름 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한 부부는 "한국과 사업 거래처로 인연이 있는데, 작은 선물을 준비하거나 사려 깊은 태도와 말에 항상 감동을 받았다."며 "사람을 좋아하고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한국인의 정서가 스페인의 것과 아주 닮았다."고 했다.

결국 한 국가의 문화에 대한 관심은 곧 사람으로부터 시작되고 사람으로 끝난다. '아시아의 라틴'이라고도 불리는 한국인의 유쾌함과 친밀감은 스페인 사람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 좋아하는 케이팝 아이돌의 포장마차 떡볶이 먹방을 시청한 현지인들이 한국을 직접 경험해 보기 위해 선택하는 한국 여행. 이들이 온전히 한국문화를 즐기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맞춤형 관광 상품이 개발되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정누리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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