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말레이시아의 이슬람화 현상과 할랄 한우의 인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2.13

말레이시아의 이슬람화 현상과 할랄 한우의 인기


최근 말레이시아에 불고 있는 가장 큰 변화는 이슬람 신자가 다수인 말레이계 말레이시아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인구조사에 따르면 말레이계 인구는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2023년 3분기 말레이계는 전년대비 200만 명 증가한 1,770만 명으로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의 58%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은 690만 명(22.6%)으로 2위, 인도계 말레이시아인은 200만 명(6.6%)으로 그 뒤를 이었다. 높은 출산율로 말레이계 말레이시아인의 인구 증가세는 향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023년 3분기 말레이계 출산율은 67.3%로 가장 높았고 원주민(14.2%), 중국계(9%), 기타(5.7%), 인도계(3.8%)로 나타났다.


< 2023년 3분기 기준 말레이계 말레이시아인은 전체 인구의 58%를 차지했다 - 출처: 말레이시아 통계청 >

< 2023년 3분기 기준 말레이계 말레이시아인은 전체 인구의 58%를 차지했다 - 출처: 말레이시아 통계청 >


최근 이슬람 신자가 다수를 점하며 그 변화의 흔적이 거리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리에 할랄(Halal) 음식점과 무슬림 친화 음식점이 크게 늘었다. 아랍어로 '할랄(Halal)'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Shariah)에 따라 허용된, 이슬람교도가 먹고 쓸 수 있는 모든 것을 뜻한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지만 다양한 종교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국가이기에 비할랄 음식점도 이용 가능하다. 그러나 이슬람이 가장 큰 종교 집단이 되면서 변화하는 인구 구성이 반영되고 있다. 할랄 공식 인증 음식점과 무슬림이 먹을 수 없는 돼지고기와 주류를 취급하지 않는 무슬림 친화 음식점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두드러진 변화는 고급 레스토랑과 호텔에서 말레이계 부유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은 소고기를 활용한 고급 요리를 선보이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2023년 1월 쿠알라룸푸르 뱀부힐에 와규 뷔페(Kampai Yakiniku)가 문을 열었고, 8월 24일부터 9월 3일까지 그랜드 하얏트 쿠알라룸푸르(Grand Hyatt Kuala Lumpur)에서 개최된 '일본과 호주 에피큐리언스 어페어(A Japanese and Australian Epicurean Affair)'는 소고기 타타키(Gyu Tataki; 소고기 겉 부분만 그을리듯 익히는 요리), 호주 스테이크 조리법으로 만든 슬로우 쿡드(Slow Cooked) 소고기 스테이크, 와사비 스테이크(Wasabi Steak) 등을 소개해 이목을 끌었다.


< 그랜드 하얏트 쿠알라룸푸르 행사에서 선보인 소고기 요리 - 출처: 'The Malaysian Reserve' >

< 그랜드 하얏트 쿠알라룸푸르 행사에서 선보인 소고기 요리 - 출처: 'The Malaysian Reserve' >


이처럼 말레이시아에서 소고기가 고급 요리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한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우는 2023년 5월 축산물 최초로 할랄 인증을 받으며 마카오, 홍콩, 캄보디아에 이어 네 번째로 말레이시아에 수출됐다. 말레이시아와 소고기 검역 협상을 시작한 2016년 10월부터 7년 만인 지난해 6월 중순 최종적으로 수입 허용 결정을 받으면서 이슬람 국가 중 처음으로 말레이시아에 한우를 수출한 것이다.


< 말레이시아 유통 매장에서 한우 불고기 시식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 말레이시아 유통 매장에서 한우 불고기 시식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말레이시아로 한우 수출이 시작된 것은 불과 1년도 되지 않았으나 현지 유통업계와 정부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한우에 대한 현지 반응은 뜨겁다. 현지에서 한우는 와규, 호주산 및 미국산 소고기와는 달리 한식 양념을 곁들인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특히 한류의 영향으로 말레이시아인들에게 친숙한 불고기 등의 전통 한식 또는 국이나 찜으로 요리하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지 유통 매장인 케이 플러스 푸드 마켓(K Plus Food Market)은 현지 소비자를 겨냥해 한우와 갈비 및 불고기 양념을 함께 판매하고 떡갈비, 갈비찜 등 한우를 활용한 조리법을 안내하고 있다. 가족들과 한우를 구매하던 하피자 이브라힘(Hafizah Ibrahim) 씨는 "평소에도 한식을 즐겨 먹는데 고급육인 한우로 불고기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 매장을 방문했다."며 "호주산 소고기가 아닌 한우로 한식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한우 판매대에 진열된 한국 양념 - 출처: 통신원 촬영 >

< 한우 판매대에 진열된 한국 양념 - 출처: 통신원 촬영 >

< 한우 판매대에 진열된 한국 양념 - 출처: 통신원 촬영 >


고급 소고기를 선호하는 무슬림 소비자들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한우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우의 가장 큰 경쟁상대인 일본 와규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한우만의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와규 업계는 고급육이라는 명성을 내세워 우수성을 강조하면서도 김치를 가루 형태로 바꾼 김치 시즈닝, 김치 소스를 활용한다. 한우도 일본산 와규의 성공 전략을 벤치마킹해 한국 양념이나 전통 음식을 곁들여 한식의 경쟁력을 내세운다면 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말레이시아 통계청 홈페이지, https://www.dosm.gov.my/

- 《The Malaysian Reserve》 (2023. 8. 30.) Delicate art of sushi with Australia’s finest beef and lamb,

https://themalaysianreserve.com/2023/08/30/delicate-art-of-sushi-with-australias-finest-beef-and-lamb/





홍성아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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