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스웨덴 관광청의 재치 있는 캠페인 - "(스위스 아닌) 스웨덴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1.11

스웨덴 관광청의 재치 있는 캠페인 - 

"(스위스 아닌) 스웨덴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삼촌, 여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 아니에요." 미국 대통령도, 우리 삼촌도 헷갈려 하는 스웨덴-스위스. 스웨덴 관광청(Visit Sweden)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아래와 같은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은 "(스위스 아닌) 스웨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장과 함께 업로드됐다. 스웨덴 관광청은 "전 세계 사람들이 계속해서 스웨덴과 스위스를 혼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혼동을 끝내기 위해 우리는 스위스 관계자들에게 연락 중입니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 스웨덴 관광청의 "(스위스 아닌) 스웨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캠페인 영상 - 출처: 스웨덴 관광청 >

< 스웨덴 관광청의 "(스위스 아닌) 스웨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캠페인 영상 - 출처: 스웨덴 관광청 >

해당 영상은 스웨덴의 고위급 인사가 중요한 외교 사안을 설명하는 듯한 진지한 콘셉트로 보이지만, 사실은 스웨덴 배우 엠마 피에테쉬(Emma Peters)가 출연한 스웨덴 관광청의 위트 있는 마케팅 캠페인이다. 영상은 "스웨덴과 스위스 상호 간의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며 스위스 정상들과 국민들에게 협조를 호소하며 시작한다. 영상 속 여성이 들고 있는 신문에는 2022년 6월 NATO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실수로 스웨덴을 스위스라고 부른 사건이 인쇄돼 있다. 영상은 이어 "이제 누가 무엇에 대해 말할지에 대해 정할 시간"이라며 양국 간 구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안건들을 소개했다. 그 안건들은 아래와 같다.


1.  스위스의 '은행'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스웨덴의 '모래사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2. 스위스는 '산 정상'에 중점을 두고, 스웨덴은 '루프탑'에 중점을 둔다.
3. 스위스가 '요들 송'을 홍보할 수 있다면, 스웨덴은 '고요함'에 대해 홍보할 수 있다.
4. 스위스에는 스위스가 발명한 'LSD'가 있다면, 스웨덴에는 다른 종류의 초현실적 경험인 '오로라'가 있다.
5. '입자 가속기'는 스위스의 것이지만, 정반대의 '느림의 미학'은 스웨덴의 것이다.
6. 스위스는 '가죽 의상'에 중점을 두며, 스웨덴은 '컨템포러리 패션'에 중점을 둔다.
7. 스위스가 비싼 시계들을 포함한 '럭셔리'를 제공한다면, 스웨덴은 다른 종류의 럭셔리인 '시간의 망각'을 제공한다.


< 캠페인 관련 협약서 이미지 - 출처: 스웨덴 관광청 >

< 캠페인 관련 협약서 이미지 - 출처: 스웨덴 관광청 >


해당 영상은 협약 전문을 확인하고 서명해달라며 홈페이지 링크 공유와 함께 마무리된다. 스웨덴 관광청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 있는 해당 협약서에는 양국을 대표하는 각 24가지의 키워드가 포함돼 있다. 해당 서류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미 스웨덴 관광청장의 서명은 완료돼 있으며, 스위스 측 서명란은 공란으로 두었다. 스위스 측의 검토를 생략하겠다는 당돌한 의도를 담은 재치가 돋보인다.


< 주미스위스대사 자크 피텔루드(Jacques Pitteloud)의 영상 - 출처: 주미스위스대사관 유튜브 계정 >

< 주미스위스대사 자크 피텔루드(Jacques Pitteloud)의 영상 - 출처: 주미스위스대사관 유튜브 계정 >


주미스위스대사 자크 피텔루드(Jacques Pitteloud)는 해당 캠페인에 영상으로 응답해 눈길을 끌었다. "스웨덴의 독창적이면서도 심플한 이케아 가구가 유명하지만, 스위스 나이프를 사용해 조립해야 한다."며 거대한 칼을 자랑했다. 또 "이케아에 미트볼 많이 먹으러 가지만, 다들 스위스의 라클렛 치즈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스위스와 스웨덴 양국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지만, 기업가정신, 기술, 법, 인권, 민주주의, 자유, 평화 등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피텔루드 대사는 스웨덴 그룹 아바(ABBA) 의 노래 <Dancing Queen>을 들으며 영상을 위트있게 마무리했다.


 < 주미스위스대사의 영상에 화답한 스웨덴 관광청의 릴스 - 출처: 스웨덴 관광청(Visit Sweden) 인스타그램 계정 >

< 주미스위스대사의 영상에 화답한 스웨덴 관광청의 릴스 - 출처: 스웨덴 관광청(Visit Sweden) 인스타그램 계정 >


스웨덴 관광청은 "소개해 준 스위스 나이프를 잘 봤다."며 피텔루드 대사의 영상에 화답했다. 아니나 다를까 스웨덴 관광청은 바로 스웨덴 철과 나무로 만들어진 'Mora 나이프'를 선보이며 자랑을 이어갔다. 더불어 "이 칼은 스웨덴의 도시 '모라(Mora)'가 위치한 스웨덴 중부 '달라나(Dalarna)' 지역에서 수제로 만들어진다."며 "꼭 달라나를 방문해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영상에 등장한 '달라호스(Dala horse)'는 달라나에서 제작되는 말 형태의 목각 인형으로, 스웨덴을 대표하는 공예품이자 기념품이다. 협약에서 소개된 스웨덴의 '레드 케빈즈(Red Cabins)'도 달라나 지역의 도시 '팔룬(Falun)'에서 광산에서 발견되는 원료의 색소로 만든 빨간 페인트로 칠한 집들을 일컫는다. 이번 영상은 가장 스웨덴다운 지역으로 꼽히는 달라나 지역과 스웨덴의 전통을 소개한 똑똑한 제스처였다.  

스위스의 '금' 대신 스웨덴의 '산속의 금'이라고 불리는 노란색 '칸타렐 버섯(Chantarelles)'을 따러 가는 스웨덴인들의 자연 사랑, 느림의 미학과 평화로움, 고요함처럼 스웨덴 사람들의 가치와 문화를 재미있게 소개한 이번 캠페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받았다. 스위스와 스웨덴을 비교하며 능청스럽게 자부심을 내보인 스웨덴의 이 캠페인은 스웨덴의 의식주 문화, 가치, 자연, 자랑거리를 소개하며 긍정적인 홍보 효과를 창출했다. 사실 이러한 캠페인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SNS에서는 스웨덴 관광청과 다른 노르딕 국가들이 서로의 문화적 특징을 언급하며 협력하는 마케팅 전략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한국도 한국문화와 전통을 소개하기 위해 이와 유사한 전략을 활용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한국은 어느 국가와 어떻게 비교될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스웨덴 관광청(Visit Sweden) 홈페이지, https://visitsweden.com/sweden-not-switzerland/

- 스웨덴 관광청(Visit Sweden) 인스타그램 계정(@visitsweden), https://www.instagram.com/p/C0mnzlQtwqa/

- 주미스위스대사관 유튜브 계정(@EmbassyofSwitzerlandintheUnitedStates), https://www.youtube.com/watch?v=pz_5V6DyEdM&t=139s






오수빈

성명 : 오수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웨덴/스톡홀름 통신원]
약력 : 재스웨덴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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