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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 한 편씩 읽기

[시] 아버지 도널드
작성일
2024.01.26

시부문 대상


아버지 도널드

이병석(미국)


Spring Street 구두 수선장이 도널드는
1951년 열 아홉에 나이에 가죽목(Leatherneck) 미 해병이 되고,
생전 처음 들어본 Korea
그들의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그가 투입된 전투는
작전명 “펀치볼(Punch Bowl)”이다.
한밤중 전투에서 벙커에 날아든 포탄에
파편이 그의 허벅지를 관통하며
거친 걸음걸이의 주인이 되었다.
Spring Street 그의 가게는

삼삼오오 찾는 옛 전우들의 거친 언어들이 있고,
망치와 샌딩머신이 연주를 하며
본드 냄새가 사람을 취하게 하는 곳이다.

우린 첫 만남에 친구가 되었고
난 그를 아버지 도널드라 불렀다.
그렇게 미 해병 전우들의 조카가 되었다.

미국 생활 초년생
스물 하나 나이에도 운전을 할 줄 몰랐다.
그런 나를 위해, 아버지 도널드가 운전연습 가자셨다.
“미국에서 운전은 아버지에게 배워야 하는 거야” 하시며
그의 애마 트럭을 몰고 왔다.
우리가 향한 곳은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드넓은
잡초들의 벌판이었다.

운전대를 나에게 주시며 말 하셨다.
“가고 싶은 데로 가라, 달리고 싶은 데로 어디든 가라.
이 안에선 장애물은 없다. 넌 구름이고 바람이다.
여긴 허락되어진 네 공간이다.”
잠시 떨리던 손은 열쇠 구멍을 찾았고
핸들을 붙잡고 있던 손에는 이미 땀이 고였다.

시동을 걸자 들려온 그의 목소리,
“My Son! I am on your side, Go, Just Go.”

브레이크를 누르고 있던 나의 발이 천천히 움직인다.
그리고 액셀레이터를 조심스레이 밟았다.
그의 오랜 친구 트럭이 움직인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벌판을 향하여 트럭이 간다.
긴장이 온 근육들을 점령해버린지 오래고
나의 시선은 앞만 보았다.

풀잎이,
바람이,
트럭 범퍼를 지나 윈실드를 너머간다.
나를 점령한 긴장이 조금씩 내려갔다.
난 그렇게 운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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