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한상인턴을 지원한 이유

- 좌표를 잃은 나, 그리고 우리

나는 한상인턴을 통해 베트남 호찌민에 위치한 대우 네트웍스라는 무역컨설팅 회사에서 6개월 동안 인턴활동을 하였다. 내가 6개월 동안 베트남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느꼈는지에 대해서 도전을 앞둔 누군가를 위해 부족한 글 솜씨지만 몇 글자 적어본다. 내가 써내려가는 이 짧은 글이 현재 컴퓨터 앞에 앉아 한상인턴이라는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는 동시대의 청년들의 복잡하게 얽힌 고민의 실타래를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역 후 떠난 2년 동안의 세계여행, 긴 여행을 끝마치고 돌아온 뒤 떠났던 1년 동안의 중국 교환학생 생활, 사실 20살이 지나고 나서는 집에…. 아니…. 한국에서 지낸 날보다 타국에서 보낸 시간이 더욱 많았던 나였기에 비슷한 연령대의 다른 학생들보다 나름 더 넓은 시야와 그리고 “나는 다르다”라는 거만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교환학생이 끝나고 난 뒤, 한국에서 4학년을 보내면서 나의 가치관은 점점 한국의 취업상황 그리고 청년들이 겪는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암울함으로 점점 침식되어 갔다.

그렇게 나 역시 내가 바라왔던 꿈과 목표보다, 연봉, 주위의 평가, 직업의 안정성, 타인의 시선과 같은 여러 조건들이 첫 사회 진출을 앞둔 나의 기준점이 되어갔으며, 나의 4학년 막 학기 생활은 좌표를 잃은 채,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한 의미 없는 키보드 소리만이 방안을 힘없이 메우며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한상 인턴십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한상 인턴십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알게 된 순간. 다시금 열정 비슷한 무언가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한상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할 수 있는 국가는 물론 기업도 다양했기에 나에게 놓인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내가 선택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은 무엇이며 또한 인턴 기간 동안 나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이 질문이 내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이 되었다. 이전에 수많은 국가를 떠돌기도 그리고 생활도 해보았지만, 베트남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나였기에 더욱 주변 사람들은 왜 베트남을 가기로 했는지 의문을 품었다. 그에 대한 나의 답은 회사가 내건 대우라는 회사명과 무역 컨설팅이라는 업종 특성상 다양한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눠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세계여행 및 중국 교환학생 시절 찍은 사진>

2. 업무 내용 및 배운 점

- 다양한 업무와 만남 속에서 성장해 있는 나를 발견하다.

내가 6개월 동안 인턴으로 근무했던 대우 네트웍스의 주 사업 분야는 국내의 중소기업이 자사의 제품 및 서비스를 해외로 판매하고 현지 구매자를 만나는 데 필요한 여러 업무를 지원하는 수출컨설팅사업이다. 인턴 기간 동안의 자세한 업무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출장 전

● 해외시장조사 보고서 작성

출장 전, 첫 번째 업무는 해외시장보고서 작성이다. 국내의 기업들 대부분 판매하고자 하는 자사 제품의 현지 시장현황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각 제품군의 정확한 베트남 현지 시장조사를 통해서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을 방문하기 전 현지 시장현황을 파악하여 판매전략 및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시장조사보고서를 작성하여 전달한다.

● 현지 구매자 발굴 및 매칭

두 번째 업무는 베트남 현지 바이어 발굴 및 매칭이다. 국내 기업이 베트남을 방문하는 주된 목적은 자사의 제품을 판매 또는 유통해줄 수 있는 현지 유망 바이어를 만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을 방문하기 전에 우리 회사는 제품의 현지 시장조사를 마친 뒤 기업별 제품에 맞게 현지 유망 바이어를 발굴하고 만남을 주선하는 업무를 진행한다.

2) 출장 후

● 수출상담회 및 방문상담회 진행

국내 기업이 베트남을 방문하게 된다면 출장 전 발굴한 바이어와의 만남을 주선한다. 상담회는 크게 호텔 및 전시회 부스를 대여하고 베트남 바이어를 미팅장소로 초청하는 수출상담회와 국내의 기업이 베트남 구매자의 공장 및 사업장에 직접 방문하는 방문상담회 2가지로 나뉜다. 국내기업들이 베트남을 방문하면 우리 회사의 역할은 국내의 기업들이 상담회 및 구매자와의 만남을 통해서 최대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상담회 진행에 관한 전반적인 관리, 기업 인솔 등 여러 가지 필요사항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 사후관리

베트남을 방문하는 대부분 기업들은 국내 정책 사업을 통해 각 지방자치단체 및 관련 기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일정이 마무리되고 나면 상담회의 결과 및 전반적인 업무진행에 대해서 정부 및 관련 기관에 보고해야 하는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또한, 현지 방문을 통해서 진출 가능성을 확인한 기업들은 우리 회사와 개별 계약을 진행함으로써 마케팅 및 영업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업들을 지원한다.

<수출상담회 및 기업 방문상담회 사진>

인턴 활동을 했던 6개월 동안 울산, 안산, 대전, 대구, 충남, 전남 등 거의 모든 지역의 중소기업 공단과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목표한 바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 회사와 정책 사업을 진행하였고, 소비재부터 산업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에 관한 공부와 이해뿐만 아니라 시장조사를 해야만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베트남 산업 전반에 걸쳐 거시적인 공부를 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수출상담회 진행, 식당 예약, 일정관리, 일정 마무리 후 사후간담회 등 많은 부분을 진행하고 경험하며 영업 측면에서 역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또한, 6개월 동안 여러 기업과 그리고 여러 방면의 업무를 진행하면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어떻게 각 제품군의 판매가 이루어지는지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산업군의 중소기업 대표님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각 산업의 실제 현황이 어떠한지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점이다. 그러한 부분은 자연스레 나 자신이 어떤 직무 그리고 어떤 산업에 어울리는지 판단해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자양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업무 특성상 많은 아이템을 조사해야 하다 보니 한 가지 산업 혹은 제품을 깊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얕고 넓게 공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태도에 따라서 업무 외에 개인이 시간을 할애하여 더 공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차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에서 초, 중, 고, 대학교를 나오며,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누구보다 많은 나였다. 그 불만의 가장 큰 원인은 실제 사업 또는 업무에 필요한 가르침과 동떨어진 이론수업이었기에, 나는 가능한 한 빨리 사회 진출을 하여 실제 비즈니스는 그리고 관계는 어떻게 형성되는지 배우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대우 네트웍스에서 6개월 동안 내가 보낸 시간은 사회초년생으로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각에서 시장 및 산업을 바라볼 수 있는 배움의 시간이었다.

3. 또 다른 시작을 망설이는 누군가에게

-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가?

인턴활동 전 국내에서 아주 짧았던 취업 준비 생활을 뒤돌아보니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 유독 혼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왜 그랬는지 뒤돌아보면 상당 부분 개인의 과도한 욕심 때문이었다는 것을 인턴활동을 하며 뒤돌아볼 수 있었다. 좋은 일자리를 구하고 싶고, 사업도 하고 싶고 또 돈도 어느 정도는 받아야겠고, 거기다 안정적이면 더 좋을 것 같고 등 첫 사회 진출을 위한 수많은 요소를 나는 다 가지려 했었다. 당연히 나의 역량은 그 모든 것을 가지기에는 부족하였고, 나의 욕심과 현실 속 본인이 갖춘 능력 사이에서 생기는 괴리감이 나를 더욱더 힘들게 했으며, 그러한 것들이 쌓이다 보니 나 스스로 새로운 도전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인턴활동 6개월을 통해서 나는 새로운 선택과 도전을 하기 위해서 포기하는 방법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지금 이 글을 읽은 당신이 아직도 무언가를 망설인다면, 현시점에서 어떠한 것을 가지고 싶은지 고려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너무나 많은 선택지와 요소들이 당신의 새로운 도전 혹은 선택을 가로막고 있다면 반대로 나는 어떤 것을 포기할 수 있는지 생각해본다면 선택의 순간에서 조금 더 과감하게 한 발 내디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6개월 동안의 인턴 기간을 끝으로 나는 한국으로 귀국하여, 평소 내가 원했던 레저 및 아웃도어 분야에서 개인적인 일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내가 고민하고 있던 수많은 선택지에서 한상인턴이라는 선택의 끝에 다다르다 보니 또 다른 선택지와 고민의 순간을 마주하게 되었지만 이렇게 하나둘 막연히 생각하고 고민했던 선택지들을 하나씩 줄여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최소한 ”아 그때 그거 해볼 걸” 이라는 후회와 미련을 품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이번 한상인턴 프로그램은 내 인생에 있어 좋은 선택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대우 네트웍스 동료들과 찍은 사진>

마지막으로 새로운 기회를 저에게 안겨준 한상 재외동포재단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진행될 한상기업 인턴십 프로그램 및 지원자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