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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dom in the State of Peach Tree Forest
기업명
LG Chem America, Inc.
국가
담당업무
무역
작성자
이은지
기수
상시
작성일
2020.12.08

A.Gone with The Wind, 소설과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의 배경이 된 곳.

북아메리카 동남부에 위치한 조지아주의 주도 애틀란타는 남부지역의 가장 큰 경제 중심지이자 인구 밀집 도시 중 하나이다. 나는 초등학생 때 소설 속 여주인공의 자신감과 열정에 매료되어 내 영어 이름을 Scarlett으로 정했으며 역사학과 지리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나는 인턴십 지원을 고려할 때부터, 특별하고 의미있는 곳에서 내 20대의 한 소절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모험가 이은지

많은 젊은이들이 흥미로워하는 세계 경제의 척추 뉴욕 또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지, 뜨거운 태양이 열정스럽게 작열하는 켈리포이아보다는 역사적으로 유명하고 패키지 여행이나 블로그에서 덜 유명한 지역을 탐험하길 나는 원했다.

채터후치강의 하구로부터는 애틀란타까지 배의 운항이 가능하며, 영국의 식민지 시대에도 강의 수력을 이용하여 경공업이 발달했던 지역. 남북전쟁때의 격전지로서 셔먼 장군의 북군에 의해 완전히 불타버린 시가지를 가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Scarlett O’Hara가 여성 사업가로서 엄청난 부를 축적했던 도시, 애틀란타.

미국생활모습


B.Hello, LG Chem America Petrochemical Division. It’s Eunji Lee.

나는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학교에 다닐 때에 마케팅, 인사, 재무, 회계, 무역, 전략 등 다양한 과목을 공부했지만 가장 좋아했고 성적이 좋았던 과목은 단연 ‘무역’이었다. 언제나 전공 서적에서 가장 앞장, 무역의 역동성과 인코텀즈, 선하증권 등으로 체계화된 시스템에 매료되었던 나는 지금 다니던 회사의 SCM팀에 지원하게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면접 질문은 무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인턴십 기회를 통해 무엇을 얻어가고 싶은지였다. 나는 한 지역에서 생산된 에너지라는 자원이 지구를 몇 바퀴 돌고 돌아, 수요가 있는 지역으로 이송되고야 마는 산업의 주축이 되는 이 에너지의 운송에 가장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약 일주일의 인수인계 과정을 넘어, 초기 3개월 동안은 배움의 연속이었던 시간이었다. Commercial Invoice, Packing List, Bill of Lading, Certificate of Analysis, Certificate of Origin등의 선적 서류 관리와 더불어 미국에 수입되는 화학 제품에 대한 증서인 TSCA발급업무, 처음 접해보는 회사에서의 생활 등. 여느 사회 초년생처럼 남 모르게 화장실 칸에서 울던 시간도, 선배님들이 해주신 작은 배려와 격려에도 너무나 기뻐 퇴근 후 엄마에게 전화를 걸던 기억들이 내게 가장 가파른 성장의 기회를 가져다 주었음에 감사한다.

여담이지만 실무를 해 보니 무역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변화무쌍한 업무 분야이며 편두통이 생길 정도로 모니터와 스케쥴표를 번갈아 체크해가는 꼼꼼함까지 가미된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무임을 지금의 나는 너무도 확실히 알고 있다.


미국에서의 생활

4개월차에 접어들어 업무가 익숙해졌다. 보다 내 일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자, 나는 보다 적극적으로 영어공부 등의 미국에서의 생활을 계획하고, Dallas / New Orleans/ Washington D.C 등으로 여행을 가 견문을 넓히고 내적 성숙에 힘을 쓸 수 있게 되었다.

17시간의 야간 운전을 통해 도착했던 바람의 도시 Dallas, LA에서 인턴 생활을 하는 대학교 동기와 4개월만에 만나 반가움의 눈물로 상봉했던 허리케인의 도시 New Orleans, 그리고 그 곳에서 마주했던 프랑스 유학 시절의 그리운 유럽의 자취들. 정말이지 미국이라는 나라는 많이 크고, 그 다양한 문화를 Anglo-Saxon만의 형식으로 잘 녹여내 통일감을 간직한 그들만의 세계를 간직하고 있음을 다시금 깨달았던 여행들이었다.


미국에서의 생활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세계 정치의 중심지, Washington D.C. 이다. 나는 워싱턴에 가는 저가항공 비행기를 놓쳐 공항에서 14시간 정도 시간을 보낸 후 밤 비행기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도착하였다. 비즈니스 도시인 애틀란타와는 다르게, Johns Hopkins /George town/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등의 명문대와 국제기구, 관공서 등이 위치한 이 도시는 무척이나 안전하고 깨끗해 보였다. 그날 밤 워싱턴에 도착하여 자정 즈음에 방문한 링컨 모뉴먼트는 장엄한 조명을 빌려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 미국의 정신을 대변하여 주듯이 아주 정돈된 채 소수의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C.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일전에 언급했던 면접 질문중에, 미국에서의 인턴십을 통해 무엇을 얻어가고 싶은지가 있었다. 나는 또래 친구들에 비해 철학적인 것 같다. 원래 그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그렇게 변하는 것 같다. 나는 나도 모르는, 삶의 다양한 상황속에서의 ‘나’를 배우고 어떤 태도로 어떤 가치를 위해 살아갈지를 조금씩 깨달아가고 싶었다. 부모님과 친구들 틈에서 사랑을 받으며 23년을 살아온 나였기에, 나는 주저 없이 HR과장님과 물류 과장님께 직무와 관련된 경험과 더불어, ‘독립심, 자립심’을 기르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1주일 후 합격 통보를 받았다.

미국에서 살던, 프랑스에서 살던, 행여 한국에서 살던 나는 이은지다. 하지만 환경에 따라 움츠러들기도, 자신감이 넘치게 나를 뽐내기도, 때로는 조심스럽게, 때로는 거침없이 살아가기 쉬워지는 경향이 결정되는 것은 인간이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새로운 환경에 나를 노출시키면 또 다른 나를 발견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생활한 6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한국을 떠나던 나와는 또 다른 이은지가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나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시간, 이제부터는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인 나는, 초기에 느꼈던 그 적적함과 고립감을 견딜 수 없었다. 수화기 넘어 엄마와 영상통화 속의 친구들은 시차와 공간의 거리감에 나를 더 좌절시키기도 하였다. 혼자 눈물을 훔치던 어느 날, 나는 문득 회사 앞 미국 교회를 떠올리게 되었고 한동안은 주말마다 그곳에 가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한 주의 삶을 반성하고, 다음주의 계획을 다짐하곤 하였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연초에 새로 이사 온 집의 미국인 룸메이트와 그녀의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며 행복한 주말을 보내고 있다. 유학생활과는 또 다른 해외에서의 첫 직장 경험. 그때의 나는 참 어렸고, 여렸던 것 같다.


조지아주

나는 숲을 좋아한다. 조지아주는 미국 50여개 주 중에서도 가장 녹지가 많은 주로 유명하다. 곳곳에 숲이 있고, 틈새에 저택이 박혀있는 꼴인 내가 사는 Buckhead 지역은 나름 집순이인 내가 산책할 곳이 정말 많은 도시이다. 요즘같이 재택 근무를 하거나, 할 일 없는 주말에도 나는 늦잠을 자지 않고 이곳의 자연을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한다. 가끔은 집 앞 대나무숲에서 부엉이들이 싸움을 하여 뜻밖에 새벽에 잠을 설치기도 하지만, 나는 숲이 주는 변화무쌍한 풍경과 계곡물의 소리를 사랑하게 되었다.

6개월의 한상 인턴십이 끝났다고 해서 나의 행복한 나날들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나는 오늘의 아쉬운 점을 내일, 또는 1주일, 또는 한 달 뒤에 라도 만회하여 더 행복을 느끼고자 노력할 것이다. 또한 이 나의 행복을 집 안에서의 드라마 보기, 친구들과의 오락으로만 채우지 않고 몸을 움직여 최대한 체험할 것이다.

매일 8시간 이상 보내는 회사에서의 시간 또한 나의 전문성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이다. 앞으로의 삶의 절반을 직장에서 생업을 위해 보내야 한다면, 나는 그 시간 또한 내게 가장 의미있고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고야 말겠다. Jean Calvin은 직업을 통한 성공이 구원의 열쇠라고 말한다. 나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이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턴십 뿐만이 아니라 이후의 직업 생활을 통해 나는 더욱 성숙해질 것이고, 나다움을 찾아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이제 나의 미국 생활에 대한 수기를 아래의 문장으로 요약하며 마치고자 한다.

“The secret of change is to focus all of your energy, not on fighting the old but on building the new.”

–Dan Millman

미국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