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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살다 #일하다 #찾다
기업명
GOODHILL Enterprise(S) Pte Ltd(CG Holdgins Co Ltd)
국가
담당업무
번역 및 일반 행정
작성자
이은진
기수
4기
작성일
2019.04.25

나의 첫 해외 인턴. 처음 지원을 하고 사전 교육을 받을 때 까지만해도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한번도 가본 적도 없는 미얀마에서 내가 무사히 인턴생활을 마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후기를 쓰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다. 

교육기간 중에 같은 회사에서 근무한 선배 기수 인턴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듣고 후기글을 읽으며 막막하기만 했던 부분들이 어느정도 해결되었던 것 처럼, 나의 이야기가 해외 취업을 도전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살다


미얀마에서의 삶은 낯선 것들의 연속이였다. 12월, 미얀마 공항에서의 그 숨 막혔던 더위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낯선 언어, 낯선 분위기에 잔뜩 긴장하기도 했다. 늦은 시간 나를 마중 나와준 직원들의 친절과 그들이 소개해 준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놀랐던) 첫 미얀마 음식 ‘째오’가 내가 느낀 미얀마의 첫인상이였다. 잦은 정전과 단수는 익히 들어왔지만 실제로 겪게 되었을 때 얼마나 막막했던지…. 짧으면 30분, 길면 하루 종일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더운 사무실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일들을 찾아야만 했다.


미얀마에서의 삶은 여행같은 일상이였다. 환경은 이국적이지만 이곳은 여행지가 아닌 내가 출퇴근하는 직장이 있는 일상의 장소라는 생각을 하게되면서 부터는 적응이 빨라진 것 같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도마뱀, 세탁기를 돌릴 때 마다 욕실이 온통 물바다가 되는 것들도 점차 익숙해 졌다. 그렇게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한국과 두 시간 반 차이나는 새해를 맞이하면서 나는 미얀마에서의 삶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미얀마 사진1



사전 교육을 통해 인연이 닿은 친구는 지루할 뻔 했던 미얀마 생활의 활력이 되었다. 한가지 놀랐던 점은 미얀마에 생각보다 한국인이 많았다는 점, 특히 젊은 대학생과 청년들이 많다는 것이다. 

미얀마어를 전공하여 교환 학생으로 온 친구들, 미얀마에서 대학을 마치고 취업한 친구들까지. 6개월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만난 소중한 인연들이 있었기에 나의 미얀마 생활이 조금 더 수월했고 행복한 일들로 가득했던 것 같다.


#일하다


초반에는 주로 문서, 자료를 번역하는 일을 했다. 사실 업무 지원분야는 디자인 파트였지만, 통번역 회사에서 3년간 일한 경험을 보고 이런 업무를 맡겼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처음 지원했던 분야와는 다른 일이라 이걸 왜 시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지만 이를 통해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해 익힐 수 있었다. 


그 밖에도 현지시장조사, 디자인, 전시회 및 프로모션 지원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그 중 잊고 싶지만 잊을 수 없는 업무는 쇼룸에서 판매하는 폼클렌징 홍보영상을 찍은 것인데, 강제 쌩얼 공개와 함께 페이스북에 그 영상이 올라갔다.


미얀마에서 일하는 동안 70일 짜리 비즈니스 비자를 받았었다. 때문에 두번의 비자 연장이 필요했고, 그때마다 본의 아니게(?) 한국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첫 번째 비자연장 기간에는 휴가 겸 한국지사, 대만지사 출장을 다녀왔다. 대만에서는 1개사 수출상담회를 지원하며 바이어미팅을 돕는 일을 했는데, 미얀마에서 했던 일과는 또 다른 종류의 업무라 더 많은 일을 배울 수 있어 흥미로웠다. 


해외 근무의 장점이자 특징은 근접 국가로의 이동이 한국에서보다 자유롭고 쉽다는 점이다. 거리가 가까운 탓도 있지만, ‘어차피 해외에 있는 몸 어딜 가든 나와있는 건 똑같다’ 라는 생각때문에 비행기를 타는 것이 조금 더 쉬웠던 것 같다.


첫번째 비자트립 이후 미얀마에서의 업무는 5월 말에 있는 옥타 한국상품전에 집중되었다. 한국에서 50여개 기업을 초청하는 전시회 및 수출상담회 행사의 운영사무국이자 수행사 역할을 맡게된 것이다. 

큰 행사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부터 준비, 실행, 마무리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하고 지켜보면서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익힐 수 있었다. 많은 경험과 능력을 쌓을 수 있었다. 물론 피로도 쌓였지만….


기업에서 지원되는 월급은 현지 직원들과 같은 날 받게 되는데, 한번은 엄청난 양의 지폐뭉치를 받았었다. 500불이 넘는 금액을 1000원 짜리로 준 것이다(미얀마 화폐단위인 짯은 한국과 비슷하게 계산하면 된다). 현지인들은 대부분 1000짯 짜리로 월급을 받는 탓도 있지만, 월급날 즈음이면 은행에 큰단위 지폐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기업지원금외에 따로 현금을 인출하거나 카드를 사용할 필요없이 미얀마에서 한달 생활비를 넉넉히 쓸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미얀마는 카드사용이 가능한 곳이 거의 없다. 심지어 쇼핑몰 나이키 매장에서도!


6개월간의 인턴 근무를 마치고 지금은 베트남 지사로의 발령을 위해 싱가포르 본사에서 OJT를 진행중이다. 더 다양한 사람과 경험을 통해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올 한해동안 찍힌 여권 도장들을 보며 여러 국가를 다니며 제대로 업무를 배우고 있음을 실감한다.



미얀마 사진2



#찾다


해외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던 나에게 한상인턴십은 구체적인 길을 보여준 지도같았다. 진부한 말 같지만 세상은 넓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고 시야를 넓히면 일할 사람을 찾는 곳은 많다. 물론 그 자리를 찾아가기 까지는 해외취업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과 끈기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일을 하면서, 또 주변 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깨달은 것은,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던 통번역회사 경력이 없었다면 해외 인턴이라는 기회가 오기는 했을 지, 또 인턴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가 없었다면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을지….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나의 목표는 차근차근 준비하며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미얀마에서의 6개월은 단순히 취업을 위해 일을 배우는 것을 넘어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였다. 

나를 더욱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준 재외동포재단과 굿힐코리아센터, 그리고 미얀마의 소중한 인연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